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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기억이 일랑이게 한 순간. 화장실을 들어가려 스위치를 누른 순간 깜빡이더니 이내 수명을 다했음을 알렸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일부 지역에 전기가 나가서 초를 켜야만 했던 꼬꼬마 때 추억이 떠올랐다. 갑자기 찾아온 어둠에 겁냈던 순간이. 급한 대로 핸드폰 손전등으로 천장을 비춰 비 오는 날 와인 바 같은 조명이 완성했다. 하루 종일 앞으로 달리기만 했던 상태에서 벗어나라며 차단기를 누른 것처럼 모든 것이 정지가 되었고 마음의 고요가 찾아왔다. 멍하니 머리카락에 물을 적시고 샴푸를 바르고 평소와 같은 루틴으로 샤워를 마치면서 정수리에 찬물을 뿌려주면 좋다고 하던데라며 반신반의하며 마무리하고 방에 돌아오니 신선한 상쾌함이 느껴졌다. 전등은 금세 교체되었고 환하게 밝은 공간이 되었다. 되려 전등이 나감으로써 잊고 있던 전기의 소중함을 느꼈고 누리고 있는 편리한 삶에 감사함을 느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라며 쓰다듬고 책을 읽다 꿈나라로 떠나러 갈 계획이다.
작더라도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주는 긍정효과는 미비하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