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이 지난 후에도 지금과 같을까
헤어지고 술잔을 친구와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변한 게 하나도 없구나 탄식이 나온다.
네가 아까웠다는 둥 넘치는 게 남잔데 왜 울고 있냐는 위로는 들리지도 않는다.
술을 드리 붓고 몸이 으스려지거나 무리한 소개팅으로 덧없음을 느끼거나 도망쳐도 제자리였다.
이별만큼은 아니지만 연애도 때로는 힘들지.
회식자리에서 우연히 남자 선배의 고민을 듣게 된 적이 있다. 회식만 하면 수없이 연락이 와서 난감하다는 내용이었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선배는 정말 여자친구분과 결혼을 준비 중으로 진지한 사이다. 그렇다고 어떤 계기가 될만한 사고 있었다거나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여자직원이 많은 회사니까 불안하다는 이유 하나였다.
어릴 적 여자친구가 많았던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었다. 상냥한 말투, 행동 눈에 가시처럼 보였 때가 있었다.
그래서 여자친구분이 우려하는 마음은 공감할 수 있었지만 과연 이렇게 잦은 연락으로 회식을 방해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지쳐가는 선배의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여자친구분께 신뢰가 단단해지는 순간이 오면 언젠가 유해지는 날이 올 거라는 조언을 할 뿐이었다.
연애세포가 죽은 것일까.
언젠가부터 애절한 노래 가사가 더 이상 심장을 후벼 파지 않았다. 담력이 생긴 걸까? 아니면 자존감이 높아진 걸까. 둘 다 아니다. 헤어질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이별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뒤 바뀌었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맞지 않는 퍼즐을 일부러 끼워 맞추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이렇게 말한다 한들 그 사람은 다르다라거나 때로는 자신의 탓을 돌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바람피울 사람은 어떻게든 바람을 피운다는 게 결론이었다. 그날따라 다툼이 격해져 홧김에 헤어졌다 한들 헤어질 사람이었을지 모른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해 보면 어떨까 싶다. 인연인 사람은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다는 건 변치 않는 결론이다. 불륜, 바람 이런 것을 정당화시키며 권유하는 사람이 있는데 기피하길 바란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는 말처럼 언젠가 바람피우고 있는 상대방에게 뒤통수를 맞게 될 수도 있으니까.
이별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해서 연애를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이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때가 되면 이 사람을 만나려고 그동안 방황했던 것일까 싶은 순간이 분명히 온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