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 번거롭지만 매력 있는

정기간행물 4

by miyouvely

쉽게 상처를 받아 눈물을 흘리는 녀석이라 조심해야 한다.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이 화근이었다. 감춰져 있던 상처를 마주하며 슬픔을 삼켜야 했고 본연의 매력을 잃어버린 모습에 안타까움은 숨길 수 없었다. 금세 까먹고 또 집으로 들여올지 모른다. 매끄러운 표면, 날듯 말듯한 단 향으로 유혹한다. 무엇보다 친구와의 어색한 공기가 맴돌 때 피식하고 웃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지녔다. 표면을 깨끗이 세척해준다면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번거로움이 내게 주는 또 다른 재미요소다. 끊기지 않고 끝까지 도려내고 나면 레벨업을 한 느낌이랄까. 어릴 적 도화지에 담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보니 겉모습에만 몰두했다. 마음보다 외모가 중요한 것처럼.



타인을 외적인 모습으로 단정 짓는 것은 자유다. 적어도 표현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명품백을 처음 구매하려고 갔던 샵에서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평범한 차림으로 고민했던 디자인을 착용해보고 가격을 물어본 게 잘못이었을까. 원화로 600만 원 넘는데 괜찮겠냐며 되려 물어왔다. 구매할 능력이 없어 보였을까 움츠러들었다. 원래 구매할 가격대를 묻기도 하나보구나라며 별생각하지 않았다. 월급에 비하면 큰돈이었기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더 둘러보다 마음에 쏙 드는 가방을 발견하고 가격을 물어봤다. 이건 더 비싼데 괜찮으실까요 라는 말은 무시당하는 기분을 지울 수 없어 매장을 나왔다. 단적인 예지만 고객의 예산을 고려해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수도 있다. 명품을 구매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브랜드를 생각하면 오해가 아닌 듯싶다는 생각이 든다. 갖고 싶게 만드는 마케팅일지라도 말이다.


사과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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