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때문에 애를 안 낳는 건 아니고요.
딩크펫팸 일상1. 왜 낳냐는 질문은?
나도 내가 아이 없이 살 지 몰랐다.
어릴 적부터 다산이 꿈이었다. 축구팀은 안 되어도 농구팀은 만들고 싶었다.
어린 내가 읽은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출산으로 시작되는 주인공 소개와, 결혼으로 마무리되는 사랑의 결말이 있었고
나는 결혼과 출산이라는 단어가
선택이라는 단어와
밀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출산 앞에 '왜'라는 단어 붙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는 사춘기 나름의 반항심이 절정을 달릴 무렵.
' 그럼 날 왜 낳았어!'
이런 무지막지 싸가지의 문장을 머릿속에 떠올리던 그때.( 당시 엄마는 엄했고, 나는 쫄보였으므로 입 밖으로는 내지는 못했지만)
그때 처음 '왜' 낳냐는 질문이 세상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음.. 하지만 그땐 진짜 그것이 궁금해서가 아니라, 내게 관심을 달라는 욕구에서 등장한 질문이었으므로 답을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훗날 만날(거라 믿었던) 내 자식에게 적어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자식에게 절대 듣고 싶지 않은 말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왜 낳았어?"
만약,
반항기 없이,
아이 없는 부부로서
진짜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본다면 어떤 질문이 될까?
만약,
자문한다면
나는 부모에게 어떤 존재로 세상에 만들어졌는가.
이에 대한 질문, 내 자아의 궁극적인 출발점이 되는 질문.
"왜 낳았어?"
하지만 이 질문은 부모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질문이다. 보통 그 앞에 가슴에 대못 박는 말인
"이럴 거면"이 붙는 게 다반사이고, 보통은 부모 자식의 갈등 속에서 나오는 대사이니까.
자식 아닌 타인이 묻는다 해도,
그것은 무례한 질문이다. 보통 준비하고 있는 대답인 ' 당연히 그것이 부부이니까, 사랑하니까'라는 문장들을 의심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또는 아이를 잘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들릴지도 모르고.
하지만 결혼 후 아기를 가지려 쌩난리부르스를
1년간 춘 뒤에 나는 이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대답이 궁금했다.
왜 나는 내 평소 모습과 성격을 잃어가면서 까지 이 부르스를 추는가. "왜 낳으려 하는가"
이런 생각을 안 하는 부부도 있겠으나,
적어도 나와 내 남편은 그랬다.
적어도 자식에게 "왜 낳았어?"라는 질문에 대답할 말은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그러나 다들 반대로 내게 물었다.
" 왜 안 낳아?"
그리고 덤으로 못 낳는 건지, 안 낳는 건지,
돈 때문인지, 부부 사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궁금은 한데 무례해서 묻지 못하는 말들이 담긴 표정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말 자체로 무례함을 알려주고 싶다.
그것이 무례한 이유는
내가 그 표정으로
"왜 낳았어?"
라고 묻지 않는 이유와 같다는 것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