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LA까지 미국 로드트립 #1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우리 가족 여행기!

by 여공팔

Roard trip From Bellevue to LA
Day1
2025/ 11/ 26 Bellevue->Portland->Ashland
Bellevue 출발 pm 2시 -> portland 경유 pm 6시 30분~7시 30분 ->Ashland 도착 am12시

총 거리: 약 465 Mile(748Km)

소요시간: 약 9시간

주요 경로: I-5

* I-5 하이웨이는 보통 여기서는 아이파이브라고 한다. 미국 서부해안선을 길게 잇는 주요 고속도로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작하여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를 지나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데, 벨뷰에서 캐나다 여행을 갈 때에도 I-5 North를 타고 3시간 정도 가다 보면 미국과 캐나다 국경선이 나온다. 서부의 주요 도시인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시애틀을 연결한다. 우리는 로드트립 내내 I-5 South를 따라 하염없이 내려간다.



엉겁결에 떠난 로드트립: TOYOTA Highlander 우리를 부탁해!


미국으로 연수차 오신 분들은 알 것이다. 미국 50개 주를 다 찍고 돌아간다는 포부와, 이전 선배님들로부터 내려오는 족보 같은 수기와 정보 파일들. 우리도 족보를 보며 여러 가지 여행 궁리를 했었다.

추수감사절, 여행 갈 시즌이다. 어디든 가야지 싶었다. 적당한 여행지를 찾기가 어려워 고민하는데 남편이 유니버설 스튜디오 얘기를 꺼냈다. LA에 간다고 하니, 젊은 시절 생각도 나고 다른 대안도 없어서 단번에 수락했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티켓은 쉽게 구했고, 호텔도 어렵지 않았으나, 복병은 비행기였다. 호텔이랑 Express pass 티켓을 결제하고, 비행기 값을 추가하니 어머나 여행경비가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로드트립. 우린 진즉에 로드트립에 대비해서 대형 SUV를 샀더랬다. 이 것 역시 족보에서 많이 거론되던 TOYOTA Highlander. 이 아이가 드디어 빛을 발할 때다. 이왕 로드트립인데 유니버셜과 LA시내 관광만으론 아쉬웠다.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데 고작 두 군데라니. 그래서 팜스프링스(Palm Springs)와 근처에 있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을 여행계획에 추가했다. 팜스프링스는 사막지역으로 LA 사람들이 서울사람들 용인이나 남양주 가듯 방문해서 쇼핑하고 골프도 치며 휴양하는 곳이고, 조슈아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은 우리 그이가 마침, 대자연을 즐기시는 국립공원 마니아인지라 근처에 있으니 안 갈 수가 없는 곳이다. 그곳 역시 사막지역으로, 조슈아 나무 군락지가 있는 곳이다. 비만 내리는 북미에 있다 보니 사막지역의 햇살 쨍함과 선인장들을 볼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됐다.


고풍스러운 도시 포틀랜드와 그리고 꽤 잘 어울렸던 파웰서점(Powell's Citi of Books)


땡스기빙 연휴라고 여기도 길이 막히더라. 평소 3시간 거리인데, 4시간 30분 걸려 도착하니 대부분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그나마 다행인 게 가보고 싶던 Powell's Citi of Books 서점은 문을 열고 있어서 이곳만 들렸다. 꿈도 야무졌다. 지인들이 서부로 내려가는 길이니 포틀랜드는 반드시 거칠 거라며, 거기 가서 쇼핑을 꼭 해야 한다고 했다. 포틀랜드는 오레건주 안에 있는 도시로, 이 지역 전체가 세금이 없다(미국은 원래상품 금액에 주마다 일정 세금이 따로 붙는다). 더군다나 나이키의 본거지. 그래서 나이키가 엄청 싸니까 그득히 담아 오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실패다.



Powell's Citi of Books은 미국 와서 가본 서점 중에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한 블럭 전체를 차지한다지. 과연 미국최대규모의 독립서점다웠다. 분류는 도서관식인 줄 알았는데, 서점 자체적으로 색으로 주제 분류해 놓은 게 인상적이다. 새책, 중고책, 희귀본 모두 취급한다. 굿즈도 많고. 독립서점 특유의 손때 묻은 듯한 빈티지풍 서가와 말끔히 정돈되지 않은 헐렁한 감성도 더해져 있다. 독자와 서점직원의 서평 띠지들이 줄줄이 달려있어서 생각 공유도 하고. 언젠가는 나도 이런 서점 경영해서 부자 되고 싶단 뜬 생각도 잠시 하고(독립서점으로 부를 꿈 꾸다니, 택도 없는 소리). 책을 더 많이 읽던 대학 다닐 때는 안 그랬는데, 오히려 요즘은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소심한 장래 희망 같은 게 생겼다. 독립서점 파트타임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가 이 아주머니를 써줄까마는.

파웰서점은 온라인 서점과 전자책 시장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서점과 아날로그 출판이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독립서점을 굳이 찾아가는 이유도 단순히 책을 사기 위해서라기보다, 그 공간에 머무는 나의 시간을 기억으로 남기기 위한 경험 소비에 가깝다. 마치 굿즈를 사듯 책을 고르고, 그 순간의 나를 추억으로 이어 붙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서점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그 가치관과 취향이 얼마나 매력적인지가 중요하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오너 셰프 레스토랑에 비유하자면, 주인의 큐레이션이 곧 그 식당의 레시피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우리가 멋진 공간에서 훌륭한 음식을 맛보는 경험과, 매력적인 독립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경험은 결국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포틀랜드 거리와 파웰서점은 참 잘 어울렸다. 도시에 낮은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서 유럽 같기도 하고 마치 이곳만 1900년대 초기에 머물러 있는 듯 빈티지스럽게 참 예쁘더라.
이렇게 감성 풍기는 도시에서 우린 1시간 남짓 잠시 머물렀다. 서점 구경과 화장실을 들리고 집에서 싸 온 삶은 계란이랑 햄버거를 주차된 차 안에서 먹어치웠다. 그리고 다시 남쪽으로 이번엔 잠자러 Ashland로 간다. 맘이 조급하다. 그때시각이 pm 7시 반쯤이었다.


안전한 휴식과 재출발

벨뷰를 떠나 포틀랜드를 거처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긴 여정의 중간 거점, 애슐랜드(Ashland)의 홀리데이 인(Holiday Inn)에서 7시간가량 보내며 잠을 자고 휴식을 취했다. 간단한 조식이 포함된 3성급 호텔 체인이라 일정한 청결과 서비스 스탠다드를 갖추고 있어 장거리 운전자에게는 이만한 숙소가 없다. 4인 기준 10만 원 초중반대의 합리적인 가격도 매력적.
특히 미국 장거리 운전 할 때는 안전을 위해 밤 운전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미국의 장거리 하이웨이는 구불구불한 산길, 강과 호수를 가로지르는 높은 다리, 그리고 가로등조차 없는 칠흑 같은 사막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레건주 지역 은 지대가 높고 안개가 많은 구역 같았다. 생소한 길에 옆에는 강인지 산인지 뭐가 펼쳐져있는지 구분도 되지 않게 어두운 데다가, 온 동네에 안개가 이불처럼 덮여있는 모양새였다. 이런 상황은 낮에도 마찬가지였다. 시야를 확보하고자 자동차 하이빔을 켜보니, 안개에 빛이 반사되는 통에 오히려 더 위험했다.


두려움을 뚫고 도착해 보니

11월 27일 am 12시 30분쯤이었다.

차에서 이미 잠든 아이들을 억지로 깨워 호텔 침대에 던져놓고,

하 이제 자자.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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