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우리 가족 여행기!
Roard trip From Bellevue to LA
Day2
2025/ 11/ 27 Ashland -> LA
9시 출발 Ashland ->1시 Sacramento(점심식사)->8시 LA도착 길목식당(저녁)->9시 30분 LA그리니치천문대-> 11시 Sheraton Universal Hotel
총 거리: 약 667 마일
소요시간: 약 10시간 30분
어제의 두려움
밤사이 꼬박 달리다가 12시 반쯤 할리데이인 체크인 하고 다음날 8시 일어났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고, 9시쯤 다시 LA를 향해 출발이다. 또 10시간을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도착을 할 수 있긴 한 건가 싶지만 언젠가는 하겠지.
어젯밤은 어둠이 삼켜버린 듯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무서웠다. 옆에 무엇이 있는지 분간조차 안 됐고 오로지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밝혀주는 아스팔트 길에 의지해 달렸다. 아침이 되니 우리가 어떤 길을 거쳐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심이 아니었을 뿐, 그저 잘 포장된 차도. 우리가 잠깐 차선을 이탈한다고 해서 낭떠러지로 떨어질 일은 없었다. 차선 간격은 넓은 편이었고. 주변은 모래나 건초가 덮여있는 민둥 산뿐이었다. 다만 지대가 높아서 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온갖 상상을 했었다. 산과 산 사이를 잇는 이차선 좁은 다리를 달리다 맞은편에서 오는 트럭.. 우리 시야를 가려 번쩍이는 트럭의 하이빔.. 뭐 그런 뻔한 거.
"어젯밤엔 그렇게 무섭더니 여기 그냥 돌산이었잖아."
두려움보다는 뭐가 있을까 호기심으로 상상하며 달리는 게 더 이득일걸 그랬다.
새크라멘토와 캘리포니아 농장 지대에 대한 소회.
오전 9시쯤 애슈랜드 숙소를 나와서 다시 달린다. 구름을 머리에 인 멋진 산을 감상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오후 1시, 점심시간이다.
캘리포니아의 주도(州都) 새크라멘토에 잠시 들렀지만,
땡스기빙데이라 문을 연 식당이 없어서 Safeway라는 마트 체인에서 롤과 초밥 치킨을 사 와서 차에서 우걱우걱 먹고, 스벅 라떼 한잔을 들이키며 다시 남쪽으로 출발한다.
어느새 끝이 지평선 넘어까지 달하는 광활한 포도밭과 아몬드 밭을 가로지르는 직선도로를 타고 있다. 풍문으로만 듣던 캘리포니아의 대지다.
도대체가 이 광활한 밭을 목격하고 나니, 아! 내 주식... 생각. 고작 led 조명과 찔끔 나오는 수로로 연명하는 스마트 팜의 효용성이 이 축복받은 대지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언젠간 미래에 과일과 채소를 그득히 채우고 있는 커다란 온실이 평야에 가득할지 모른다는 나의 허상에 기대어 삼성증권앱에서 스마트팜 관련주나 깨작이던 과거의 나를 비웃게 되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기반시설과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 척박한 제3세계에는 스마트팜 원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그들도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필요할 테니 수요가 반드시 있을 거란 희망이 한편에 꿈틀대기도, (물자체도 부족한 경우가 허다한데 뭔 소린가 싶지만) 별 쓸데 하나 없는 상념에 잠시 빠졌다.
애미는 돈생각에 흠뻑 빠져있는 사이 우리 집 아드님은 3열 꼬리칸에서 따님은 둘째 칸에 누워 게임과 유튜브에 다이브. 두 시간 쉬고 두 시간 게임과 유튜브를 할 수 있는 원칙. 로드트립의 단점은, 아이들 할 게 없다는 것. 틈만 나면 싸우는 두 어린이들을 분리시켜 놓고, 미디어에 퐁당 빠지게 하니, 장거리 주행 스트레스가 주네.
LA 도착, 감격적인 첫 저녁 식사
달리다 보니 드디어 LA에 도착. 시간은 저녁 7시 30분쯤. 근 20년 만에 찾은 한식당 길목(The Corner Place Korean BBQ)에서 감격적인 첫 식사를 했다.
"도대체 얼마나 동치미 국수가 맛있길래 그러는지, 기대가 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남편은 동치미 국수 한 젓가락, 두 젓가락, 그릇째 들고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더니 "맛있긴 맛있네"
"거봐라.. 불고기랑 같이 싸서 잡숴 봐. 단, 짠, 시원. 완벽해"
야경, 페로몬, 남들만 로멘틱한 LA 밤과 휴식
감격적인 첫 식사 후에는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에 들러 LA의 야경을 둘러보았다. 10시간가량의 운전으로 몸이 지친 탓인지 야경이 주는 감동은 다소 흐릿했지만, 피곤함 속에서도 왼편 얼굴 샷 하나를 남기는 것은 잊지 않았다. 야경 명소 특유의, 나는 맡아본 적도 없는 페로몬의 기운이 공기 중에 녹아있다. 난 안 보련다. 미국이라 그런지 거리낌이 없네. 야경, 페로몬, 로맨틱으로 이어지는 시퀀스는 인류의 커먼센스 같은 것이라는, 그리니치 천문대 방문소감이다.
절대로 틈새 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남편 덕분에 알찼던 도착 날을 마무리했다. 숙소는 셰라톤 유니버설 호텔(Sheraton Universal Hotel).
이제 자자.
결국 Bellevue에서 LA로 도착.
1838km, 1142 mile, 19시간 driving.
그러니깐 서울ㅡ부산을 두 번 왕복하고, 마지막엔 편도로 한번 간 것만큼 거리를 달렸어... 하... 비행기로는 길어야 3시간이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