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호스팅의 모든 것
이제 호스팅을 준비할 차례다. 게스트는 나의 체험페이지를 보고 체험을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게스트는 체험페이지 하단 ‘호스트에게 연락하기’ 버튼을 눌러 메시지로 예약 전 문의를 한다. 고깃값은 어떻게 지불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느 장소에서 만나는지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이제 막 호스팅을 시작할 경우, 체험페이지에 모든 세부적인 체험정보를 담기 어렵다. 게스트들의 문의사항을 잘 귀 기울이고 체험페이지에 부족한 세부사항을 추가해보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게스트로부터 문의가 오면 친절하게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시지의 글이 바로 호스트의 첫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게스트에게 내 체험에 관심을 가지고 메시지를 준 것에 감사인사를 한다. 그리고 게스트 문의가 오면 1시간 이내로 답변을 하려고 노력한다. 답변이 늦게 되면 늦게 답장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을 꼭 메시지에 담는다. 단순히 텍스트만 보내게 되면 어딘가 모르게 차가운 느낌이 들 수 있다. 나는 문장 끝에 <그림 4>처럼 웃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모티콘인 ‘:)’과 같은 이모티콘을 넣어 따뜻한 느낌을 게스트에게 줄 수 있게 노력한다. 기억하자. 호스팅을 하기 전 게스트와 주고받은 메시지가 호스트의 첫인상이 될 수 있다.
예약이 확정되면 에어비앤비 앱이나 메일로 예약이 들어왔다는 알림을 받게 된다. 게스트를 환영하는 인사를 메시지를 통해 보낸다. 게스트후기가 10개 미만인 경우 자동 환영메시지를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예약이 들어오면 직접 게스트에게 환영인사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예약에 대한 감사인사는 물론 예상되는 게스트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메시지에 담아보자. 만나는 장소에 대한 공지를 다시 한번 하고 게스트와의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도 담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또는 게스트가 왜 내 체험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또는 내 체험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 결국 다시 말하자면 텍스트라는 제한된 소통수단을 통해 게스트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게스트를 만나 체험호스팅을 할 때에는 게스트 입장에서 생각하고 진심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스트가 원하는 호스트는 누굴까? 나는 호스트가 어떻게 게스트를 대하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내 체험과 함께 한 게스트들에게 물었다. 대부분의 게스트는 친구처럼 편하게 그들을 대해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호스트를 원했다. [달빛 아래에서 강남 도보 여행]의 체험호스트 Brian의 호스팅 태도를 보면 왜 그가 ‘최고 평점 체험 호스트’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는 호스팅을 시작하기 전 ‘게스트는 처음 내 체험을 하러 온 것이다’라는 사실을 환기한다고 한다. 그는 본인은 수없이 많이 호스팅을 진행했지만, 게스트에게는 이 체험이 처음이고 특별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알고 호스팅을 진행한다. 몇몇 게스트가 ‘매일 똑같이 호스팅을 하는데 지겹지 않아?’라고 물었을 때 그는 당당히 말한다. “저에게는 매번 호스팅이 색달라요. 저는 게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경청하려고 노력해요. 이 체험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취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게스트가 말해주면, 게스트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들의 성향에 맞는 체험호스팅을 진행해요. 이렇게 호스팅을 하다 보면 매번 호스팅이 새롭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돼요.” 에어비앤비체험은 가이드와 관광객과 같은 인위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지향한다.
약속한 시간이 되면 모이는 장소로 게스트를 만나러 간다. 약속된 시간에 맞춰 가는 것도 괜찮지만 나는 5분 정도 약속시간보다 일찍 만남장소에 도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 도착해 게스트가 만남장소를 헷갈리지 않도록 만남장소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게스트에게 전달한다. 게스트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쉽게 찾을 수 있는 지하철 출구도 게스트에게는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또 호스트인 나를 게스트가 잘 알아볼 수 있도록 그날 입은 옷의 색깔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에어비앤비체험을 예약한 게스트 대부분은 약속된 시간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따금씩 지각을 하는 게스트도 있기 마련이다. 5분~10분 정도 늦는 게스트가 있는데 다른 게스트들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양해를 구하고 대화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반면 지각한 게스트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하철 역사 내 벤치 등에 앉아 기다리면 된다. 나는 기다리는 상황에 대비해 읽을 책 한 권을 들고 가는 편이다. 그러나 10분 이상 장시간 지각의 경우에 대해서는 미리 대비책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게스트와 함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각하는 게스트에게 양해를 구한 뒤 체험을 진행하고 동선을 조정하여 지각한 게스트와 나중에 합류하는 방법이 있다. 게스트가 지각을 할 수 있으니 호스팅하기 전 이 점을 꼭 유념하여 미리 대안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게스트를 처음 만나면 어색하기 마련이다. 어색한 분위기를 단번에 깨버릴 수 있는 ‘아이스브레이킹’은 본격적인 호스팅의 시작이다. 간단히 나를 소개하고 게스트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를 한다. 통성명을 하고 나면 바로 다시 어색함이 몰려온다. 이러한 어색함을 타파하는 아이스브레이킹 질문들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게스트가 우선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는지 묻는다. 당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해 피곤해하는 게스트도 있고, 이미 여행한 지 1달이 넘은 게스트도 있다. 이 질문은 아이스브레이킹 목적뿐만 아니라 게스트의 상황을 파악해 맞춤 호스팅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다음 한국에서 어디를 여행했는지 묻는다. 내 체험은 오후 2시 30분에서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데, 보통 내 체험을 예약한 게스트는 체험이 끝난 이후 어디를 가야 할지 나에게 추천을 받는다. 추천을 할 때 게스트가 이미 다녀온 곳과 겹치지 않기 위해 이 질문을 꼭 하는 편이다. 이외에도 게스트의 취미나 관심사를 묻는 질문 등을 통해 본격적인 호스팅 전 게스트와의 친밀감을 향상할 수 있다. 질문을 할 때 중요한 점은 일방적으로 질문만을 하지 않고, 호스트 본인도 게스트에게 자신에 대해 소개를 하는 등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체험호스팅에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기승전결의 구성은 효과적인 호스팅에 도움을 준다. [캠퍼스투어와 함께하는 고기파티]의 프로그램 구성은 체험페이지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럼에도 나는 만남장소인 지하철역 출구에서 이화여대 정문으로 이동하는 도중, 오늘 체험에서 게스트가 할 활동들을 브리핑한다. 호스팅 전반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간단하게 핵심만을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스트는 역사적 인물이나 연도와 같은 구체적인 정보보다는 이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브리핑도 마찬가지로 최대한 간단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화여대 정문 안에 들어서면 보이는 이화여대 캠퍼스 복합단지(ECC)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이 역시 간단한 설명이면 충분하다. 나는 ECC 내 들어서 있는 다양한 시설물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여성교육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이끈다. 그리고 여자대학교의 존재가 여성교육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에 대해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눈다.
다음 행선지는 연세대다. 나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연혁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능점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입시현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나는 삼수를 해서 대학에 입학했는데, 이때 나는 삼수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게스트에게 한국의 입시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 연세대 캠퍼스에 진입해서는 ‘SKY 대학’에 대해 설명하고, 이제 갓 졸업한 나의 대학생활 경험담과 게스트의 대학생활을 비교한다. 또한, 여자대학교와 남녀공학의 차이점 또한 이야기할 수 있다. 고기를 먹기 위해 신촌 거리로 걷는 중에는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 대학생들의 겪는 취업난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게스트 출신 국가의 대학 이후의 삶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내 체험의 목표는 대학 캠퍼스를 돌아보면서 한국 청년들이 대학을 입학하기 전부터 졸업하고 나서의 모습을 게스트가 간접적이나마 체험하는 것이다.
마지막 행선지는 고깃집이다. 이미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고깃집에서 게스트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못다 한 대학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관심사가 겹친다면 해당 관심사를 고기를 먹으며 이야기한다. 고기를 노릇노릇 굽고 게스트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나와 게스트는 서로를 알아간다. 고기를 먹은 뒤 우리는 신촌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가 우리가 걸었던 곳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체험을 마무리한다. 현지인들만이 알 수 있는 전망 좋은 공간을 소개해 주는 것으로 체험은 마무리된다. 나는 내 나름의 스토리를 체험에 녹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리뷰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12월 현재까지 내가 받은 리뷰 36개 중 34개가 별점 5개를 받았고 별점 4개는 2개를 받아 평점 4.94점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대다수 체험 호스트의 경우 나와 같이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내 체험의 리뷰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나의 노력에 보답하듯 정성이 가득 들어간 리뷰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평점도 중요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게스트 한 명 한 명이 정성스럽게 남긴 리뷰가 중요하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