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능과 정신승리, 그리고 연민

물구나무 서는 여자

by 김김이

-물구나무 서는 여자-

*독립영화

*감독 : 심혜정

*2016. 5.28.토

*KBS1



정신수양을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금수.




서 썼던 미드나잇 썬 다음에 방영한 독립영화다.

물구나무 서는 여자


뭔가 제목의 물구나무를 서는 여자의 모습이 기괴할 것 같아서 공포스러운 내용은 아닐까..?했는데

전혀 아니다.



주인공인 금수는 심난할때마다 정신 수양을 위해 물구나무를 선다.

번역가이기 때문에 자택근무를 하지만 애인이 없어 집에서만 지내는 금수는

어머니의 구박에 항상 물구나무를 선다.

그녀에게 연락하는 남자는 금수를

필요할 때만 찾는 남자 뿐이다.



금수는 수줍어 하지만 저 남자는 금수를 필요할 때만 찾는다.



마음이 가는 남자들을 만나지만 오히려 남자들은 그녀의 친구에게 관심을 두거나 아예 관심이 없다.





이렇게 관심이 가는 남자의 차를 얻어타기도 하지만...




아줌마 소리만 듣고 스카프와 함께 떠나보낸다..




그렇게 매번 실패하고

술에 취해 물구나무를 서다 결국 마지막에 깁스를 하고 나오는 그녀..

표정은 편안해 보인다.








이 영화는 여성인권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고 가장 처음 느낀 감정은 허탈하다.

유쾌하기도 했지만 뭔가

그래도 마지막에는 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이라면 현실적인 것 같다.

마치 그녀의 소망이 허황된 꿈같아서 슬펐다.



금수라는 이름이 굉장히 독특하다.

영화에서도

'이런 금수만도 못한 놈!할 때 그 금수에요?'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동물을 뜻하는 금수.

그런 이름이지만 그녀는 전문직 여성으로서 굉장히 침착하고 열심히 정신수양을 한다.

심지어 목에 깁스를 한 마지막에도 편안한 표정을 한다.

역설적이다.

남자에 대한 일이 안풀릴 때마다 물구나무를 서는데 이는 보통 사람이 서있는 것과 반대다.

아마 남자에 대한 마음, 또는 욕망과 같은 감정을

몸을 거꾸로 뒤집어 관리하며 현실은 그런 마음이나 욕망이 없는 척 하는 것이다.



(+우연히 영화 소개를 봤는데 이 금수라는 이름은 자기수행을 교양 있어 보이지만 인간은 본디 동물이라 그 욕구를 거스르지 못하고, 그 욕구를 정신승리로 극복하려는 허영심무모함을 뜻한다고 한다!)





두번째로 든 감정은 연민이다.

연민이 들었다.

주인공 금수에 대한 연민과 그녀와 비슷한 나에 대한 연민..

굉장히 사족이긴 한데 그녀와 내가 비슷한 것 같았다.

욕망과 '정신승리'라는 점에서..

마치 허영심 많고 솔직하지 못한 금수처럼

나 역시 솔직하지 못하고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갑자기 너무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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