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인정하다

정글북

by 김김이

-정글북-

*감독 : 존 파브로

*장르 : 모험, 드라마

*2016.06.30.목

*롯데시네마




타잔이랑 종종 헷갈리는 책이긴 한데

정글북, 어렸을 때 굉장히 인상깊게 봤었다.

인간의 금기 구역인 정글에 어린 아이가 동물들에 의해 길러지고 성장하는

판타지이며 꿈 같은 이야기였다.

주인공 모글리 빼고는 전부 다 동물인 이 내용을

디즈니에서 실사로 영화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부터 너무 기대되었다.





(*원작 동화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약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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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기존 정글북의 큰 서사 중 일부분이다.



내용은 정글북의 큰 서사 중 정글에서 일어나는 일에 중점을 두었다.

그렇게 내용의 범위를 좁힌 이유는

기존 정글북의 제국주의적이라거나 백인우월주의적인 논란을 탈피하려 한 것 같다.






정글에서 이질적인 존재인 모글리는 쉬어칸에 의해 위협을 받는다.


movie_image33.jpg?type=w2 모글리


movie_image12.jpg?type=w2 쉬어칸



쉬어칸은 무리생활을 하지 않고 정글의 동물들 중에서 가장 강하기 때문에

법칙이 있는 정글에서 무법자이자 독재자이다.


쉬어칸은 정글의 약속을 깨고 놀이 삼아 동물들을 사냥한다.

또한 그는 모글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무리지어 생활하는 늑대무리에게

인간인 모글리는 후에 정글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그를 넘기라고 협박한다.


그의 협박에 늑대무리는 모글리를 인간의 구역으로 보낸다.


만약 쉬어칸이 정글의 수호자이자 권력자정도였다면

갈등은 해결되고 정글북의 이야기는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쉬어칸은 모글리를 자신에게 데려오라며

늑대 무리의 수장인 아퀼라를 죽이고 위에서 그들을 위협한다.

쉬어칸은 모글리를 인간 구역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싶어한다.


정의보다는 사사로운 쾌락을 중요시하는

쉬어칸의 독재적인 모습이 들어나는 부분이다.


물론 그가 과거에 당한 상처를 모글리를 통해 해소하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쨋든 결론적으로 그의 방식은 하나의 폭력이다.

그는 정글 자체를 비롯해 많은 동물들과 다름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독재자다.





쉬어칸과 대비되는 동물은 락샤와 바기라다.


movie_image4.jpg?type=w2 락샤



movie_image5.jpg?type=w2 바기라



락샤와 바기라는 정글의 동물들과 다른 모글리를 받아주는

포용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기라는 모글리를 살리기 위해

늑대무리에 모글리를 맡겼고,

락샤는 진짜 엄마처럼 모글리를 키운다.



그러나 이들은 모글리에게 늑대로서의 자질을 요구한다.

훈련을 하며 보통 늑대들과 다르게 나무를 타는 것을 탓하고

도구를 쓰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이들은 모글리를 받아들였지만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모글리를 억압하며

인간인 모글리에게 늑대로서의 삶을 강요한다.


이들 역시 다름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다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는 동물은 발루다.


movie_image6.jpg?type=w2 발루



발루는 비단뱀 카아에게서 모글리를 구해주는 것에서

모글리를 처음 만난다.

일단 이때 아무런 연고도 없는 모글리를 구해주는 것은

먹이를 위해 사냥을 하는 것을 막은, 정글의 섭리를 어긴 것이다.

이 모습을 보아 발루는 늑대들의 정글의 법칙(발루의 표현에 따르면 세뇌된)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발루도 정글에서 이질적인 존재이며

동시에 그렇기에 편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리에 속하지 않고 독자적인 삶을 사는 발루가

앞의 락샤와 바기라와 다른 점은

모글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발루는 모글리에게 벌집을 따달라는 요구를 할 때

모글리가 도구를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인정해준다.

그는 모글리를 늑대도, 원숭이도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인정해준다.

'도구를 쓰는 게 뭐 어때?'라는 그의 말은

'모글리가 인간이게 어때서?'라는 말과 같다.

인간에 대한 편견이 없는 발루는 인간 모글리를 그대로 받아들여준다.


발루와의 만남으로 모글리는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도구를 쓰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게 된다.

그리고 바기라와 락샤도 모글리를 늑대가 아닌 인간으로 인정한다


모글리가 다름을 인정하고 인정받은 이후,

독재자 쉬어칸에게 진정으로 저항할 수 있게 된다.



이후 발루는 늑대무리와 지내며

바기라와 모글리와 함께 한다.

이는 발루가 정글의 법칙을 따르는 늑대들과 무리를 지어 사는 것으로

발루도 정글의 법칙을 따르며 이질적인 것을 인정해주는 발루의 방식이

정글에서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모글리는 결국 인간의 구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신 그는 자신이 인간임을 인지하고

정글에서 동물들과 공생하는 것을 택한다.


모글리는 백지같은 캐릭터로 주변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마지막 쉬어칸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정글을 파괴하는 불을 버림으로써

모글리는 더이상 백지가 아닌 하나의 주관을 가진 존재로 성장한 것이다.


아마 모글리가 인간임을 앞세워 다른 동물들의 위에 올라 서지 않을 것이다.

그는 정글의 법칙을 외우며

정글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정글북 실사판의 기술적인 면은 정말 대단하다.

모글리 역할 빼고는 모든 것이 CG라고 하는데

정말 실감나는 동물들의 모습에 동물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느꼈다.


movie_image1.jpg 모글리 빼고 모든 것이 CG다.



더불어 동물들이 연기한 것이 아니라 CG이기에

때때로 동물들이 인간처럼 행동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징그럽다고 해야하나

좀 소름이 돋기도 했다.


정글북의 내용의 취사선택과 기술적인 면을 치열하게

고민했을 디즈니가 새삼 능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정글북은 완전히 어른 영화도, 어린이 영화도 아니다.

또한 주토피아보다는 단편적이고 노골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구역으로 돌아가 성장하는 모글리가 아닌

정글에 남아있는 정글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모글리만으로도

우리는 어린시절 편견 없이 쉽게 다름을 인정했던 때를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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