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콜린스
감독 : 닐 조던
장르 : 드라마, 스릴러
2016.10.11
역시 수업 시간에 보게 된
꽤나 오래된 영화다.
영화 속 리암 니슨이 앳돼 보일 정도로..
어렸을 때 영어 시간에 아일랜드 사람에게 영국을 뜻하는
잉글랜드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것은 굉장히 실례라는 것을 배웠다.
그 당시에는 도대체 무엇이 차이인지 몰랐었다.
최근에 이르러서 아일랜드 현대사에 대해 배우고 나서야
그것이 마치 한국인을 일본인이라고 부르는 것만큼 실례인지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아일랜드는 먼 것 같지만 식민지와 그 이후의 역사가
한국과 비슷하기에 가까운 나라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일랜드 안에서도
영웅 또는 분단의 주역이라고 평가가 갈리는 마이클 콜린스다.
그러나 영화는 콜린스 역에 쉰들러 리스트의 리암니슨을 주연으로 내세워
온전히 콜린스를 영웅이라는 관점에서 다루며 그를 영웅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영화에서 아일랜드가 자유를 맞이하기 전,
콜린스를 비롯한 아일랜드 인들은 영국이라는 공동의 적과 독립을 위해 함께 싸운다.
초반 아일랜드의 유일한 무기는 거부권이라던 콜린스는
독립을 위해 폭력을 수단으로 선택하고 영국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인다.
이때의 폭력은 독립을 위해서라는 정당성이 있다.
더불어 민간인을 상대로 장갑차 테러를 하거나 총질을 하고
고문하는 악랄한 영국군의 모습은 그 정당성을 더해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일랜드 대통령 데브는
미국의 도움을 받겠다며 콜린스와 의견이 충돌하고
콜린스의 대사를 통해 데브가 콜린스를 지도자로써
견제한다는 것까지 보여주며 묘한 대립을 보여준다.
대립과 더불어 세관 공격 중 전쟁에서 함께하며
청년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콜린스와
정원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평화로운 상황에서
4주를 버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데브의 모습은
콜린스의 자유협정에 대한 선택을 타당하게 하고 그를 더 영웅화한다.
자유 협정 이후에는 이념의 문제로 폭력이 발생한다.
그들은 투표의 결과에 상관없이 의견이 다른 서로에게 총을 들이민다.
자유를 위한 아일랜드 인끼리의 폭력은 역설적이고 비극적이다.
친구였던 이를 죽여야 하고, 결국 자신이 만든 군대에 의해 목숨을 잃는,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모습은 과연 무엇이 정말 조국을 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주인공 콜린스를 제외하고 다른 군인들은 마치 개미처럼 죽어나간다.
이념에 의해 개인이 희생되어도 되는가?
영국 소속인 북아일랜드가 아닌 아일랜드에서의 주적인 영국을 잊은
그들의 갈등은 결국 투쟁이 아닌 명분 없는 싸움이 되어버린다.
특히 동지이자 친구였던 해리를 죽이고 적이어서 죽였다는 청년의 대사와
협정 찬성파가 영국군을 끌어들이는 부분은 아이러니하고
그들의 전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적인 폭력을 영화는
키티, 해리, 콜린스와의 삼각관계를 통해 가볍게 한다.
해리는 이념 차이보다 마치 삼각관계에 의해
콜린스와 다른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콜린스의 마지막 죽음 장면과 키티의 드레스를 고르는 장면의 교차편집은
한 국가의 독립운동가가 이념 차이의 폭력에서 희생되는 것이 아닌
그저 한 여자의 애인이 비극적으로 죽는 것처럼 축소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아일랜드의 내전은 정말 안타까운 역사 중 하나다.
결국 의무감으로 서로를 미워하던 분열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영화에서 끝까지 정장이 아닌 군복을 입고 있는 콜린스는
정말 영웅이었을지도 모른다.
또는 데브가 진정한 독립투사였을지도 모른다.
아일랜드의 독립이 아닌 마이클콜린스에 대해 다룬 이 영화가 끝나면 감독의 설득도 끝난다.
이제 관객은 콜린스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에게 휘둘러지는 폭력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
우린 어린 시절부터 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약자가 강자에게 대항하기 위한 것도 폭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