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동물사전
8살 때인가, 나의 영화관에서 처음으로 봤던 영화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었던 것 같다.
그 어린 나이에 휙휙 움직이는 계단들과 마법들이
얼마나 신기하고 설레던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무엇이든 빨리 질려버리는 나에게 해리포터는 불의잔 이후로 잊혀지기 시작했다.
대략 고등학생 쯤, 해리포터의 대서시는 막을 내렸고, 대학생이 된 지금 신비한 동물사전이 개봉했다.
그것도 헐리우드식으로 만든, 롤링이 직접 극까지 쓴 신비한 동물사전이 말이다.
솔직히 원제에 비해 신비한 동물사전이라는 이름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이름 때문에 설레지 않아서 영화를 선택하는대 있어서 망설였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해리포터 세계관이 너무 궁금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모두를 설레게하는 오프닝곡부터 굉장히 잘 노린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해리포터와는 세계관을 제외하고는 전혀 연관이 없지만 떠올리게 하는..
확실히 CG는 화려하다.
CG라는 생각이 안 들정도로 J.K 롤링의 상상력을 잘 구현한다.
새삼 외국 자본과 그 기술력에 감탄했다.
나는 두근거림을 느끼며, 호그와트를 벗어난 미국에서의 마법세계에 감탄하며 영화를 접했지만, 사실 초반은 캐릭터 소개이자 세계관 설명이기도 하기에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동행인曰)
하지만 난 어릴적 설렘과 감동을 다시 느끼고, CG에 감탄하며 굉장히 즐거웠다.
주인공을 해리포터에서 뉴트 스캐맨더로 넘기는 것은 성공한 것 같다.
일단 에디 레드메인이 너무 좋았고,
보는내내 해리포터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해리포터의 묘미는 해리포터만이 아니라 그 세 명이기에, 그들의 기억에 남아 있어서 그런지 뭔가 빈 느낌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어쩌면 여주인공이 그다지 유능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그저 MACUSA 소속 말단 직원인 줄 알았고, 오러였던 것을 안 이후에도 물러난 이유가 크레덴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그런 의미있는 일 때문줄은 상상도 못했다.)
다음에는 나름 주인공 티나가 좀 더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의외로 또다른 주인공인 노마지(머글) 코왈스키가 그 귀여움과 재기발랄함으로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다른 인물들이 헤르미온느나 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목의 신비한 동물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영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매력적인 악역인 그레이브스..
그란델왈드라고 해야 하나, 콜린 파렐이 맡은 배역은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콜린 파렐도 굉장히 젠틀하고 우아하게 잘 표현해주었다.
다음 시리즈부터 그를 볼 수 없는 것은 매우 아쉽다.
조니 뎁의 연기도 매력적이겠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에서의 콜린 파렐이 인상깊었기에....
조금 의아한 것은
앞으로 그린델왈드는 덤불도어와 맞붙을 것 같은데
뉴트 스케맨더가 얼마나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다.
스토리 자체는 뭐 엄청 파격적이라던가 새롭거나 그렇지는 않다.
아직 이번 서사의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린델왈드가 아직 등장하지 않아서인지
주제의식은 엑스맨 등에서 본 듯 익숙하다.
인간과 마법사들 사이의 공존과 화해에 대해서..
어쩌면 배경 자체가 해리포터보다 몇 십년은 전이기에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자리를 잡기 전에는 낯선 존재와 공존 또는 전쟁은 흔하게 이루어지니 말이다.
약간 예상이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긴 하나, 5편이라는 서사 중 1편이고, 다음 편들을 위해 떡밥들을 흘려주고 갔으니 다음 편이 기대가 되게 하는 영화였다.
다시 나를 설레게 하는, 두근거림이 있는 영화였다.
+
시간상 좀 작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IMAX*3D로 볼 걸 엄청 후회했다.
일단 애초에 만들어질 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것 같아서 보는 내내 눈이 피로하기도 했고, 3D로 보면 얼마나 멋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
뜬금없이 훅 들어온 에즈라 밀러의 크레덴스
해리포터 덕후라는 그는, 신비한 동물사전 출연사실을 알고 그렇게 기뻐했던 그는,
왜 지팡이를 잡지도 못하고 마법주문을 외울 기회도 없었는가..
아쉽다. 다음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