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르는 이야기

가려진 시간

by 김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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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

*감독 : 엄태화

*장르 : 드라마, 판타지

*2016.11.28.월

*CGV




신비한 동물사전과 같은 날 개봉한 영화가 있다.


바로 가려진 시간이다.




내가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강동원이 주연이기 때문이지만,

처음 '보고 싶다'라고 느낀 것은 이 포스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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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쯤에 접하게 된 이 포스터는 가을느낌이 나는 잔잔하고 애틋한, 동화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강동원이 출연하는 영화는 다 보긴 하지만 이 포스터가 내 마음을 끌었다.

내가 지금까지 본 한국 영화 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미셸 공드리 영화같은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영화를 보고는 성급한 예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의 시작에서 감독은 동화가 아닌 현실을 차용한다.

마치 실제 사건처럼 묘사하며 시작하는데 그 점도 나쁘지는 않았다.



movie_image_%286%29.jpg?type=w2 수린의 실화처럼 시작하는 영화



한국에서는 판타지도 많지 않은데, 소재자체도 흔한 소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굉장히 궁금했다.

과연 이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까?


부쩍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과, 그대로인 소녀라는 판타지적 주체.

그러나 그것을 풀어나가는 서술은 알록달록한 판타지가 아닌 퍽퍽한, 지극히도 현실적이다.

시간이 멈춰 어른이 되어버린 마법같은 사건과 아이가 유괴되고 살해된 사건,

이 두가지의 상충되는 사건은 감성을 지우고 현실을 가져온다.

아직 어린 수린과 어른이지만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성민은 그 현실을 부딪히면서 성장하는데, 다만 그 성장 과정이 미완성된 아이들이 겪기에는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movie_image_%285%29.jpg?type=w2 어른이 되어버린 성민




초반, 어른이 된 성민이 멈춘 시간 속에서 외로웠던 나머지 수린에게 집착을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린에게 자신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하지 않으려는 모습에 온전히 집착만은 아니지 않을까 한다.



과연 어른이 된 성민은 어른일까, 아이일까?

관객들이 때때로 영화 속에서 어른이 된 성민과 아이인 수린 사이의 공감대와 친밀감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한다.

성민은 순식간에 어른이 된 것이 아닌, 어른으로써의 시간을 온전히 겪고 어른이 되었다.

그렇기에 그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화 없이, 타인과의 교류 없이 자라난 성민이 정말 어른일까?


이 질문은 막히고 만다.


성민이 어른인 가에 대한 기준이 애매한 것, 이는

내가 성민이 아이의 순수한 갈망과 사랑을 집착이라고 여기며 무의식저으로 느꼈던 불편함의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불편함은 영화의 결말로 어느정도 종결된다.

함께하려는 집착이 아닌 '너'를 위해 다시 지옥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너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것,

그 숭고한 사랑이 아동성애에 대한 그늘을 거둬준다.







성민의 희생으로 살 수 있었던 백기(형사)는 끝내 수린과 성민의 사연을 온전히 믿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다그치거나 왜곡하지 않고 남은 수린이 현실에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비록 성민과는 아니지만, 새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선생님이 곁에 있는 삶.

판타지와 현실의 타협점인 것이다.



내가 너무 따뜻하고 반짝거리는 판타지 영화를 기대했던 탓일까, 영화가 조금 루즈하게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그 점을 커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영상미로 충분할 것 같다.


movie_image (1).jpg 빛도 영리하게 이용하고
movie_image.jpg 구도나 색감에서도



굉장히 스펙터클한 영화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따뜻한 영화도 아니지만 현실과 판타지 그 중간에 있는 영화다.





+

영화가 독립영화처럼 굉장히 소규모에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CG기술 때문인지 생각보다 꽤 많았던 예산에 조금 놀랐다.

이 영화는 어쩌면 상업영화 그 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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