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데이
워낙 핫한 배우들을 모아둔 영화로 소문나 있어서 도대체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다.
감독님의 배우들에 대한 선구안은 대단했다!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얼마 없어서 영화를 보기 좀 힘들었는데 독립영화이기 때문이라는 점이 안타까웠다.
전개는 고구마-고구마-고구마다.
끊임없이 고구마를 먹인다.
보통 많은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한다.
예를 들면 베테랑이라던가 뭐 주토피아라던가.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흔히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는 영화들은 판타지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는 '사이다'는 판타지다.
현실은 '고구마'다.
주인공들은 영웅적이지 않고 두려움을 그대로 표현하고, 남을 탓 할 줄도 알며
굉장히 솔직한, 딱 스무살, 어른이기 보다는 아이같은 캐릭터들이다.
현실적인 캐릭터인 그들에게 요정이나 왕자님같은 조력자는 없다.
부모들은 본인 자식들만 사건에서 빼내려 할 뿐, 조력자가 아니다.
주인공들을 그나마 진심으로 대하는 것은 그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 막내 형사 뿐이지만
막내 형사도 방관할 뿐, 아이들에게 어떤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
어떤 어른도 도움도 영웅도 되지 않는다.
또한 영화가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또 있다.
영화에서는 내내 사건의 원인을 찾기보다는 '책임자'를 찾는다.
현실에서도 사건들의 원인은 접어두고 책임자만 찾아 추궁하는 것처럼 말이다.
'책임을 질 사람'
역설적이게도 책임 질 사람을 찾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하다.
영화는 그런 현실을 아주 잘 반영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시종일관 답답하고 화가 나지만 주인공 세 명과 부모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그 4명 모두에게 나와 내 동생을 대입해보았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했을까?
예전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고등학생인가, 대학생인가 학생들이 교통사고를 내고, 그 중 죽은 아이에게 덮어 씌운 사건.
영화가 그 사건을 모티프로 한 것인가 싶은데 그 사고 기사에서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죽을 때도 함께할 것처럼 친했던 그들은 마지막 선택 이후로 아마 영원히 서로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훗날 성인이 된 후에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런 삶이 과연 '산 사람은 사는 방식'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스무살,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는 조금 벅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