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터너
-페이지터너 (2016. 3.26 ~ 4. 6)-
*드라마 (3부작)
*연출 이재훈/극본 박혜련 등
*kbs2
드라마나 예능이 끝나고 예고편이 나오는 것을 많이 봤다.
그저그런 청춘물이라고 생각하고 뻔하겠지 하면서 딱히 챙겨 볼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가족들과 첫방송을 보게 되었다.
평소에 드라마를 꼬박꼬박 안보는 편인데
물론 3부작이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정말 끝까지 챙겨보았다.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피아노 천재와 불도저 같은 성격을 지닌 한 운동선수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청춘들의 성장 드라마
첫방송은 약간 병맛같기도 하면서 보통 청춘물과는 조금 달랐다.
3부작이여서 그런지 굉장히 진행이 빠르다.
페이지터너라는 뜻은 연주자의 옆에서 악보 페이지를 넘겨주는 사람으로
연주자와 호흡이 같아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페이지터너가 연주자와 잘 맞으면 최고의 파트너가 되고,
잘 맞지 않으면 공연을 망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초반 드라마에 나오는 글귀는 세 명의 주인공 중에 두명은 페이지터너고
한명만이 피아노 연주자라고 암시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초반에는 3명의 주인공이 모두 연주자이고,
페이지터너는 그들의 부모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부모들이 호흡이 맞는 페이지터너, 맞춰가는 페이지터너, 안맞는 페이지터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크게 어긋난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반, 연주자와 호흡이 안맞는 페이지터너(부모)들은 굉장히 큰 문제가 된다.
1화가 그렇게 병맛과 다음 화가 궁금하게 만든다면
2화는 완전 뭐랄까 설렘포인트가 폭발한다.
그렇게 3회도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3회가 마지막 회라서 그런지 액기스라고 같다.
유슬 엄마와 차식 엄마의 슬픈 고백과
진목이 피아노를 치면서 처음 느끼는 즐거움, 차식의 성공, 유슬의 꿈.
나는 개인적으로 진목이 위로받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1,2화는 유슬과 차식이 좀 더 분량이 많은 주인공이었다면 3화는 진목이 주인공인 것 같다.
끊임없이 의심해하고 불안해하던 자신의 재능에 확답을 얻는 과정은
아마 꿈을 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진목은 더이상 재능의 여부에 초조해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일에 행복을 찾는다.
진목을 통해 지금 이 순간 불확실한 꿈을 쫓는 청춘들에게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한 일을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닐까?
다음으로 유슬 엄마의 고백도 인상깊었다.
"아이는 솜이불을 등에 지고 가는데 엄마는 마실물을 아껴가면서 아이에게 물을 준다.
아이는 더 무거워져서 힘들고, 엄마는 더 목이 말라서 힘들다."
그동안 자신과 유슬을 힘들게 했던 원인을 뒤늦게 깨닫고 한탄하는 유슬 엄마의 고백이
더이상 아이에게 의존하고 모든 것을 쏟지 말고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마치 아이를 놔주라는 이 시대의 부모들에게 하는 말 같았다.
드라마가 끝날 때 까지 진정한 연주자가 되는 한 명과 두 명의 페이지터너가 각각 누구일지 궁금했다.
셋은 마지막에 모두 함께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결론은 3명 모두 진정한 연주자이며 3명 모두 각자에게 페이지터너이다.
아마 3명 모두 어떤 방식으로든, 어느 분야에서든 인생의 연주자가 되었을 것이다.
페이지터너는 인생에 있어서 조연같은 존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누구나 인생의 주인공인 연주자가 될 수 있고,
동시에 옆에서 다른사람을 돕고 이끌어줄 페이지터너가 될 수 있다.
짧지만 알차고 좋은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