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 아부다비 거쳐 바르셀로나로
드디어 출국날이다!
비행기는 밤 11시 비행기라 출입국에 필요한 서류들을 프린트하고 느지막하게 대전역으로 향했다.
예전 같았으면 인천공항 직행 공항버스가 있었을 테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항 이용이 줄면서 공항버스 운영이 중단되었다.
어쩔 수 없이 기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그리고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야 했다.
평소 출퇴근하면서 공항철도를 여러 번 이용했었는데, 캐리어를 들고 엄마와 동생과 함께 타니 감회가 새로웠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는 공항철도로 한 시간 정도 걸렸는데, 공항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줄어들었다.
열차칸에 우리만 남았을 때,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뉴스에서 인천공항에 사람이 없다는 말만 들었지,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
항상 벤치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는데, 사람이 없어서 한 사람당 한 벤치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짐을 한번 점검하고 체크인을 위해 줄을 섰다.
그래도 체크인 줄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어마어마한 양의 짐을 카트에 싣고 있는 사람들을 보곤, 엄마는 보기만 해도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 차례가 되었다.
서류들을 보여주고 짐을 위탁하고, 티켓 받는 것까지 완료!
짐에게서도, 그리고 혹시나 빠진 서류가 있을까 하던 걱정에서 드디어 자유로워진 것이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할 일이 있었다.
바로 면세점 구경하기다.
얼른 보안검색대를 지나 면세점에 도착했다.
그때가 저녁 8시 반쯤이었다.
슬슬 구경하려고 하던 참에, 직원이 다가왔다. 삼십 분 뒤에 마감이라고!
이렇게 늦은 시간에 공항에 간 것은 처음이라 면세점이 9시에 닫는지 몰랐다.
그래, 면세점 직원들도 퇴근해야지!
그렇게 빈 손으로 게이트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게이트 앞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고, 그 속에서 함께 비행기를 기다리는 것이 오랜만이라 조금 설렜다.
그런데 이 설렘을 나눌 사람이 없었다.
동생은 자기 친구들에게 연락하느라 바빴고, 엄마는 공항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이미 지쳐있었다.
그래서 나 홀로 설렘을 삭혀야 했다.
한국에 남는 아빠와 남동생과 안부전화까지 하고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하는데 문득 떠올랐다.
맞다! 유심칩! 유심칩을 해외용으로 바꿔야 했다.
설명서가 있긴 했지만 유심칩이 뭐 별거인가? 그냥 끼면 되는 거지. 그렇게 설명서는 생략하고 유심칩을 바꿨다.
그 생략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 줄 꿈에도 모른 채 비행기에 탑승한다.
정말 운이 좋게도 창가 자리를 예약한 엄마와 나는 옆에 사람이 없어서 일명 눕코노미가 가능했다!
물론 동생이 자리를 바꿔달라고 해서 바꿔주긴 했지만, 나는 창밖을 볼 수 없는 복도 자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시작부터 운이 좋다.
기내식은 약간의 향신료 맛이 나지만 맛있었고, 승무원들도 친절했다.
승무원들이 다 외국인이라 걱정했는데 엄마와 동생도 어떻게 원하는 기내식을 잘 먹고 있는 것 같다.
졸면서 영화를 보다가, 졸면서 게임을 하다 보니 경유지인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새벽의 아부다비 공항은 아름답게 장식되어있었다.
비록 경유지만 첫 중동 방문이라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리클라이너 구조와 비슷한 제법 편안한 벤치까지 차지했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구글 메일이 아닌 네이트 메일을 고집하느라 엄마에게만 늦어졌던 유럽에서 필요한 백신 패스 발급까지 완료했다.
서류들도 다 준비되었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었다.
이제 바르셀로나에 무사히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지만 우리는 가운데 자리를 비우고 탈 수 있어 나름 편안하게 갔다.
그렇게 마치 운수 좋은 날처럼 순조롭게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