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을 멈추다

곡성

by 김김이

-곡성-

*영화

*감독 : 나홍진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2016. 5.23.월




드디어...곡성을 봤다.

비록 개봉 바로 다음날 페이스북에서 스포를 당했지만

온갖 스포성 글과 해석 글들을 보고 싶은 욕망을 이겨내고 영화관에 가서 봤다.

혼자 볼까 하다가 왠지 무서울 것 같아서 친구와 함께 보러 갔다.




아주 많은 블로그들에서 해석글들이 있기 때문에

해석글은 쓰지 말아야겠다.

솔직히 그 해석글들도 내가 영화를 보고 직접 느끼고 분석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쓴 해석글을 읽고 내 것이라고 여기는 글이니 말이다.



영화와 영화를 보고 난 이후 읽은 해석글에 대해 굉장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리뷰를 쓸 것인데

혹시나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 리뷰라고 할 것도 없다.

별거 없는 굉장히 소소한 영화에 대한 소감이다.




나는 이 전의 나홍진 감독님의 영화들은 본 적이 없었다.

추격자나 황해 개봉 당시 내가 미성년자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영화가 내가 접하는 나홍진 감독의 첫 영화다.

소감은 꽤나 신경쓰이는 영화라는 것이다.



많은 리뷰글들에서 감독이 굉장히 불친절하다고 하는데

나는 불친절한지는 잘 모르겠다.

애초에 영화의 답이 있긴 했을까?


뭐 어쨌든 포스터든, 문구든, 영화 중간 중간이든 굉장히 힌트를 많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속옷도 그렇고, 자동차 주행 방향도 그렇고..

(그렇지만 내가 영화에서 읽어낸 힌트는 속옷 뿐이다)

다만 내가 그 힌트를 완벽히 읽어내지 못했을 뿐.

어쩌면 그 역시 감독의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movie_image.jpg 생각해보면 이 포스터도 굉장히 친절한 힌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얼마나 많은 리뷰와 해석글들을 읽었는지 모른다.

그 많은 글들을 읽었으면서도 사실 정확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누가 악마인지 누가 선인지.

왜 무명이 처음 종구에게 의심의 불씨를 지핀건지,

일광의 종구에 대한 걱정은 진심은 아니였는지,

피해자들은 외지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

영화 속 외지인의 쫓기는 모습을 보고 들었던 나의 연민이 진짜였는지,

결말은 어떻게 된 것인지.


다만 나는 소시민적인 종구와 그의 딸이 단지 의심했다는 죄목으로 죽지 않고 살아남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홍진 감독이 처음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주변의 선한 사람이 이유 없이 죽게 되는 것을 경험한 것이라고 했으니 죽었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현혹되지 말라는 말은 꿈과 현실, 선과 악, 종교, 소문 등을 확신하고 믿지 말라는 것일까?

모든 것의 경계가 마치 영화 속 곡성의 날씨처럼 흐릿하다.

의심하는 순간 실현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의심을 그만두고, 해석글에 휘둘리지 않고 그대로 느끼기로 했다.




영화를 한번 더 보고 싶은데

과연 내가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오는 피로를 또 다시 느낄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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