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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미 Apr 24. 2020

마음 나이

나도 영&힙하고 싶다.

"나는 젊은 애들이랑 놀고 싶은데 애들이 잘 안 껴줘 ㅎㅎ"우리 친정엄마가 내게 했던 말이다. 엄마는 또래에 비해 YOUNG 하게 사는 사람 중 하나이다. 정신적으로 늙지 않는 덕인지, 외모도 나이만큼은 들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곤 하신다.  나이를 막론하고 위로 20년 이상 친구들도 많지만 또, 젊은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또 나름 그 세계를 이해하며 살아가기를 추구하신다. 하지만 가끔은 이미 들어버린 나이 탓에, 세월이 축척된 습관이 새로운 문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잦아지긴 했다.

 

Long Young the Queen

어찌 되었든 엄마와 동년배 어르신들을 비교하자니, 마음가짐에 따라 행동이 많이 달라지고, 행동에 따라 삶이 달랐다. 대중교통을 공짜로 타고 다닐 수 있는 노약자의 "노"한 나이라며 잠시 꿍했던 엄마는 "뭐, 그럼 교통비 아끼고 좋은 거지!" 라며 우울감을 바로 내던져버리고, 다시 스페인어를 새로 배우며 엄마의 소박한 꿈이 있는 삶을 이어갔다. 엄마는 친구들을 만나러 젊은 나도 운전하기 피곤한 3-4시간 거리를 자차로 씐나게 오가신다. 가끔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새벽에 들어오기도 하고, 20대 딸이 신나게 놀러 다니는 모습을 가끔 보이신다. 그렇다고 철이 거꾸로 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할 일 없는 노인들은 젊은 친구들이 잘 살 수 있게 뒤에서 든든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둥, 봉사하는 일을 즐기신다. (minor 단점도 있긴 하다.)


그에 반해 마음이 앞질러 나이 드시는 분들도 있다. 아직 60도 안되었지만 이 나이에 장거리 운전은 무리라고 못 박는 경우도 있고, 누가 봐도 너무 강건하지만, 나 같은 노인은 아침을 꼭 먹어야 한다며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분들도 많이 보았다. 100세 인생에 반이 지나자 벌써부터 마음이 시들어가기 시작한다. 노&약자의 공통점은 보호가 필요하다는 부분이다. 혼자 나이 들지 않고 주변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되며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도 사실 영향을 많이 끼친다.


물론 정말 마음은 젊어도 반사신경 등이 나이가 들면 나도 모르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마음이 젊은것이 모든 것을 젊게 지켜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음 나이가 신체노화를 지연시켜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의지의 차이이고 정신력의 문제라는 것을 많은 어르신들을 보며 느꼈다. 같은 시간이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데 마음가짐에 따라 10년 후, 20년 후의 내가 먹은 나이의 위치는 다를 수 있다. 올해 4월에 인터뷰를 한 버크셔 헤서웨이의 부회장, 찰스 멍거는 올해 만 96세 된 말 그대로의 노인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의 자문을 얻고자 인터뷰가 진행된다. 세상에서 은퇴하지 않고 그의 삶을 지속했기 때문에, 팔팔한 젊은 이들이 아무리 달려도 현재까지 축척되고 있는 그의 지혜를 따라갈 길이 없기 때문 아닐까.


워런 버핏과 찰스 멍거

출처:https://image.cnbcfm.com/api/v1/image/105891940-1556912146945gettyimages-1140932026.jpeg?v=1569597984&w=1910


요새는 애기 엄마들을 봐도 20대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40대가 되어서도 싱글 부럽지 않게 사는 경우도 많고, 오히려 10대인데도 어르신의 삶을 살고 있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나이가 별 의미가 있을까 싶은 요지경이다. 세상살이에 지쳐서 늘어진 누구에게는 희망적인 일이다. 사회 분위기 상 그대로 나이를 들어가며 그 나이에 맞게 행동했어야 하는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시대를 거슬러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육신의 나이 까짓 거, 정신으로 먹어줘 버리자.]

[나의 한계를 스스로 정해버리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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