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집에 도착한 다음 날, 시골에서 엄마의 택배가 도착했다.
감격스러운 외할머니 방식의 마중이다. 가래떡, 물김치, 고추부각, 팥죽, 만두까지 온통 먹을 것만 두 박스나 된다. 한 달 살기를 하며 아이들과 외할머니는 거의 매일 통화를 했지만, 유독 걱정 많은 할머니는 하루하루 노심초사였을 것이다.
손주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려나?
먹을 건 잘 챙겨 먹을까?
어디 아픈 데는 없겠지?
20여 년 전 여름이었다. 대학생이 된 딸이 친구 세 명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엄마의 벙벙한 표정이 떠오른다. 주말마다 파스타 가게에서 일해 모은 돈으로 항공권을 끊었다고 했을 때 엄마는 나를 빤히 쳐다봤다. 아무 말하지 않았지만, 엄마의 아득한 걱정을 읽었다. 그런 마음을 알기에 여행 내내 위험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
20년이 지나도 엄마의 걱정은 여전하다. 이젠 어린 손주들까지 함께라서 걱정이 두 배, 세 배는 보태진 모양이다.
‘우리 딸, 아이들하고 조심히 다녀와. 재미있고 건강하게 지내고 와.’
활짝 웃으며 배웅한 엄마는 한 달 내내 내가 보낸 사진을 보며 우리를 위해 기도했을 것이다.
그런 엄마의 안도가 밴 음식들이 배달된 것이다. 며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련다. 엄마의 음식을 야금야금 까먹으면서.
사이판의 여정을 글로 풀다 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우리 가족을 위해 매일 기도 해주신 양가 할머니와 할아버지, 사이판 인연 수민이 가족과 세아 가족.
‘가는 곳곳마다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