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퇴사생활
최근 유튜브를 틀면 수많은 강의가 나온다. 돈을 버는 강의, 마음근력을 키워준다는 강의, 살을 빼주는 강의 등 집에 앉아서 정말 많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매일 종이책을 비롯해 종이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브런치에만 해도 수준 높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글이 매일 엄청나게 많이 발간된다.
유튜브 강의를 열심히 듣는다. 차를 타고 다니며, 잠자리에 들 때, 평소에도 내가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강의를 듣는다. 강의를 듣고 있으면 바로 돈도 벌릴 것 같고 살도 뺄 것 같고 마음의 평화도 얻을 것 같다. 그래서 약물에 중독되듯 강의에 중독된다.
오픈단톡방을 열고 줌을 통해 열정적으로 무료강의를 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또 홀린 듯 신청해서 강의를 듣는다. 무료강의를 들은 만큼 열심히 후기도 남긴다. (사실 후기선물에 더 솔깃해서 그런 것도 있다.) 이렇게 몇 달, 몇 년을 지내고 나면 뭔가 많은 것이 머릿속에 들어온 것 같은데 실제 나의 삶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 것은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문제가 뭘까. 왜 난 그들처럼 돈도 못 벌고 건강도 못 챙기고 마음도 평온하지 않는 것일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며 생각해 보니 문제는 ‘실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알고 있는 것을 실천했고 나는 강의만 들으며 마치 내 삶이 달라졌다고 착각했다.
알고 있어도 행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과 같다. 아니 모르는 것보다 못하다. 왜냐하면 머릿속은 행하고 있다는 느낌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쳐서 ‘그거 내가 다 아는 방법인데 해 봤자 소용없어.’라는 패배주의적 생각까지 나의 마음을 지배한다.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강의를 듣고 책을 읽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강의에서 ‘글을 쓰세요. 전자책을 써보세요. 요즘은 챗GPT를 활용하면 이렇게 쉽답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글을 쓰는 것은 그 강의를 듣는 것보다 몇 배나 어렵다.(사실 강의 하는 사람은 그 삶을 실천하고 있는 게 맞기는 한 걸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여태 모르던 것들도 알게 되고 머릿속엔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잡해지기도 한다. 그것을 글로 정리하고 실천계획을 세우는 것까지도 할 수 있다. 정작 어려운 것은 사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이 정도 써 놓고 보니 다시 사업? 내가 그걸 할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에 머뭇거려진다. 하지만 남들의 생각을 소비만 하는 삶은 이제 그만해 보려 한다. 최소한 생각을 글에라도 옮겨놓아야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오늘처럼 깨어나서 몇 글자 적는 실천이라도. 뭔가 실천하면 그냥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나아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래서 오늘은 뭘 할 거냐고?
1. 브런치스토리 한 편 쓰기
2. 어제 다녀온 작은 인문학콘서트에 대한 블로그 쓰기
3. 인스타그램에서 잠깐 본 은행나무 단풍 보러 가기
4. 목요일에 약속한 AI활용한 그림 그리기 미니특강 강의자료 준비하기
(그림 그리는 데 필요한 프롬프트 몇 가지 정리하기)
5. 미리 예매해 놓은 콘서트 보러 가기
6. 콘서트 감상평 간단하게라도 써 놓기
7. 10분 방 정리 실천하기
이렇게 정리해 놓고 나니 오늘 하루도 바쁘다.
바보야! 문제는 실천이야. 당장 일어나 행동에 옮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