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한라산 1100도로,
밤새 불어온 바람에
벚꽃잎은 이미 졌는데
눈처럼 고운 서리가
푸른 솔잎 위에 내려
새벽빛에 조용히 반짝인다.
아침햇살이 숲에 스며들 즈음,
서리는 말없이 빛나며
눈물 맺힌 작별을 준비한다.
서리꽃은 보석처럼 반짝이기보다
방울방울 대지에 스며
기어이 새싹 하나를 밀어올린다.
마지막 물방울이
솔잎 끝에서 톡 하고 떨어지며
나직이 속삭인다
시간이 너를 녹일지라도
그 온기로 세상을 품어라.
끝은, 또 다른 시작일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