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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Feb 08. 2023

혁명의 시대부터 이데올로기의 시대까지

혼자서 정리해 보는 근현대화 과정

18세기는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사회가 왕정과 봉건제라는 구체제인 앙시앵 레짐을 파괴하려는, 부르주아지 계급 주도의 "혁명의 시대"였다. 다수를 차지하던 제3신분인 시민계급(1신분은 귀족, 2신분은 성직자)이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래 투표권은 토지를 가진 1, 2신분의 남성 지주들(landlords)에게만 있었다. 여성의 선거권은 20세기 초반에서야 시작되었다.


19세기는 산업화와 기술발전, 도시화로 인해 생산 및 금융자본이 팽창하던 "자본의 시대"였다. 정치경제라는 용어에서 경제가 따로 분리되어 오히려 정치를 삼켜버리던 시기였다. 공장 등 생산자본을 통해 부를 축적하면서 부르주아지 계층이 사회 기득권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세기 중반에 영국에서 용어가 처음 만들어진 젠트리피케이션은 이들 자본가 계층과 관련된다.


20세기 초중반은 부와 기술 혁신을 통해 군사력을 증강한 서구열강이 더 많은 부의 착취를 위해 식민지 건설경쟁을 벌이던 "제국의 시대"였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이 러일전쟁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타이완을 무력 침략하면서 제국주의에 동참하여 동아시아를 화염 속으로 몰아넣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인 대영제국의 식민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립을 하기 시작하고, 유럽의 자본들이 전쟁으로 소실되면서 미국이 세계패권국으로 부상하여 제국의 시대 종말을 알렸었다. 독립한 아시아 국가들은 권력의 진공상태에서 다시 잔혹한 내전(한국전쟁, 국공내전, 베트남전 등)의 시기로 빠져들기도 했었다.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현재까지는 자유진영과 공산진영 간 이념이 충돌하는 "이데올로기의 시대"다.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미사일 등이 모두 이런 이념의 대립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가 간 이념이 세계의 질서로 부상했다. 더불어 선진국 정치에서는 극단적인 양극화와 포퓰리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보리스 존슨, 아베 신조 등 극우적 성향의 리더들이 정권을 잡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국가들이 글로벌화된 경제 시스템 안에 종속되어 있어, 또한 핵무기의 등장으로, 쉽게 무력 충돌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었다. 기존 패권국인 미국의 경제제재가 전략적으로 요긴하게 작동했었지만, 이제는 러시아가 에너지(천연가스)를 군사적으로 무기화하면서 새로운 무력충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역시 에너지(석유)와 관련된 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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