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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Feb 20. 2023

속초아이에 대한 비판

관광시설도 지역 단위의 공간전략이 필요하다

속초아이의 첫인상은 조망대상의 매력도가 아쉬웠고, 주변 지역으로 방문자들을 고루 퍼뜨려 활성화를 시킬 보행 네트워크 전략이 보이지 않았다.

유럽의 도시들은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같은 축제 기간에 도심 안으로 유동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해 대관람차를 설치한다. 기차역이나 도심 외곽에서 랜드마크처럼 높게 솟은 대관람차를 보며 보행자들은 도심방향을 인지하게 된다.

대관람차를 탑승한 후에는 다양한 시점에서 도심의 오래된 역사적 건축물과 공공공간들의 다이나믹한 경관 변화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대관람차에서 도심을 내려다봄으로써 자연스럽게 도심 구조를 파악하고 거리 구석구석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됨으로써 유동인구를 도심에 고루 퍼뜨리는 효과도 있다.

이에 반해 속초아이는 조망대상이 아쉽다. 바다 방향은 높은 곳에서 보더라도 단조로운 수평선이 다이나믹하게 변하지는 않는다. 설악산 방향은 바로 앞 고층건물들에 의해 약 1/3의 시선축이 가로막혀있다. 속초의 대표 자연경관인 울산바위를 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속초 도심 방향은 흥미롭기는 하나 역시 단조로운 느낌이다. 예를 들어 도시의 유명한 랜드마크 건물을 하늘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매력적인 경험이 없었다.

속초 해수욕장 입구에 마련된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도보로 1-2분 거리에 위치한 속초아이에 바로 접근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이 많이 아쉽다. 주차장에서 속초아이로 걸어 들어가는 거리를 약 600미터 정도의 도보권으로 늘려놓고, 그 안에 다채로운 즐길 시설들을 조성해 놓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다시 말해, 유입공간(주차장과 정류장)과 목표공간(속초아이) 사이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나 문화시설을 위치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속초아이에서 내린 뒤에는 딱히 전략적이고 연속적인 관광코스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해변을 따라 상가건물 정도만 위치해 있는데 주차장 반대편 방향이라 발길이 가지 않았다. 나 역시도 속초아이를 타고난 뒤 해변에서 바다를 보고 바로 주차장에 차를 타고 지역을 빠져나갔다.

개인적으로는 도심 깊숙이 속초항 인근에 속초아이를 설치하여 관광객들을 유입시킴으로써 도심에 더 힘을 실어줬음 어떨까 싶었다. 좀 더 전략적인 동선으로 구성했으면 지역에는 활성화 효과를, 관광객에게는 재밌는 경험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탑승시간 총 15분, 성인 12,000원, 경로할인 가격은 9,000원.

* 런던아이의 모방으로써 지역단위 전략이 없는, 단순히 주목을 끌기 위한 xx아이가 유행처럼 지자체에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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