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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03. 2022

요크셔 푸딩과 선데이 로스트

과거 영국 서민들의 고기 먹는 날

지난 주말, 길을 걷다가 우연히 Tower Bridge 근처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셰필드를 포함 요크셔 지방(북부 잉글랜드)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요크셔 푸딩을 파는 곳을 발견했다. 요크셔 푸딩은 일요일에 교회를 다녀온 뒤에 가족이 다같이 둘러앉아 먹는 전통적인 식사인 Sunday roast의 메뉴로서 그레이비 소스와 고기를 곁들여먹는 영국식 부드러운 빵이다. 


과거에 우리가 고기를 조금 넣고 찌개를 끓이던 것처럼 전통적으로 영국의 서민들은 약간의 고기에 빵과 감자를 곁들여 양을 늘려야 했다. 그레이비 소스도 고기를 조리하면서 나온 육즙과 기름을 이용하여 풍미를 올려주는 소스다. 밥에 비벼먹듯 소스에 빵과 감자를 찍어먹을 수 있다. 현대에는 주말에 펍에 가면 Sunday roast 메뉴를 즐길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고기가 몇조각 안나온다. 우리의 설렁탕이나 갈비탕 느낌일까? 


기름에 튀겨먹는 피쉬앤칩스(생선튀김과 감자튀김)가 산업화시기의 대량생산으로 저렴해진 기름으로 인해 바쁜 도시 노동자들의 칼로리를 값싸게 채워주던 패스트푸드였다면, 요크셔 푸딩은 기독교 문화와 결합된 농경사회의 서민들이 전통적으로 고기를 먹는 날이었다. 


충분한 단백질과 칼로리 공급은 국가의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이슈였다. 전통적으로 기독교에서 주말을 쉬게 했던 것도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현대의 노동법과 비슷한 기능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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