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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03. 2022

메타버스와 도시공간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증강현실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의 순환이 시공간의 제약과 마찰(e.g. 세금, 시설 이용료 등)이 존재하는 물리적 현실공간에서 그것의 영향이 덜한 온라인 메타버스로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통해 온라인 자산(e.g. gif 이미지 자산)이 보호받는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다. 마치 소유한 부동산에서 임차인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지대수익이 발생하듯이 본인이 소유한 온라인 자산을 타인이 공유하거나 활용하면서 수익이 발생 가능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버킹엄 궁전의 서쪽, 하이드 파크 남쪽에 위치한 고급 주거지역인 Belgravia은 19세기 초에 Grosvenor가문에 의해 주택지로 개발되었고 토지의 소유권(freehold)을 가진 이 가문의 가족회사인 Grosvenor Estate(1677년에 설립된 부동산 기업)를 통해 이곳에서 막대한 지대를 현재까지 걷어들이고 있다 (영국은 *장기임차권(leasehold)의 판매가 가능하다). 런던 도심에 다수의 토지를 소유한 영국 왕실도 Crown Estate(1760년 설립)를 통해 비슷한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의 수익으로 왕실 궁전과 공원 등의 역사문화공간 유지관리비용으로 활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즉, 메타버스의 영토를 처음 개척한 플랫폼 기업들은 Grosvenor가문 같은 독점적인 지위를 가질 수도 있다. 현재 유튜브가 개인 영상 제작자들에게 그들의 창작물을 공유할 공간과 시스템을 제공하고 광고수익을 함께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부의 흐름이 다시 현실공간에 파편적이지만 선택적으로 뿌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가가 허용 혹은 촉진하는 온라인 경제활동의 정도와 온라인과 현실 사이의 부의 전환에 빠르게 대응하는 도시일수록 부의 축적과 경제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다. 온라인과 현실 사이의 전환에 어떠한 요소들이 연관될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공간의 불균등 발전(uneven development)은 규제를 피해 더욱 불규칙적이고 복잡하게 일어날 수 있다.


*장기 임차권(long-term leasehold): 영국은 소유권(freehold)을 가진 부동산 소유주(landlord)가 50, 100, 150, 200년 등 장기 임차권(leasehold)을 판매할 수 있다. 장기 임차권(leasehold)을 가진 임차인은 계약된 기간 동안 부동산을 유지보수 및 운영해 나갈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 따라서 소유주는 소유권을 지키면서 관리의 어려움을 덜어낼 수 있다. 지대를 바탕으로 권력을 집중 및 유지시켜 온 전통적인 영국 사회가 낳은 특수한 제도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토지 소유자에게만 투표권이 있었을 정도로 토지를 바탕으로 권력 및 경제력이 집중되었다. 중앙정부 부동산의 경우에는 29%가 임차권(leasehold)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39%는 소유(freehold), 32% 민간자금주도 사업(P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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