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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03. 2022

빅 벤 동생, 리틀 벤 이야기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형제 시계탑

1892년 3월 14일, 빅토리아역 근처에 세워진 리틀 벤(Little Ben)은 웨스트민스터 궁전(영국 국회의사당)의 빅 벤(Big Ben, 1859년 완공, 96m)을 모방하여 축소한 시계탑이다. 지리적으로 리틀 벤(교통 역세권)과 빅 벤(정치 중심지)은 빅토리아 스트리트를 따라 웨스트민스터 도심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리틀 벤은 당시 지하 공중화장실 옆에 위치하여 공공 편의시설로서 앉을 곳을 제공하였으며 시각적으로는 화장실의 환기통로를 막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손목시계가 귀했던 당시에 기차를 타기 위해 서두르던 사람들이 웨스트민스터 궁의 빅 벤 시계탑을 시야에서 자주 놓치는 일이 발생하여 보조수단으로써 리틀 벤이 세워졌다.


1964년에 주변 도로가 정비되면서 리틀 벤은 철거되어 시청의 창고에 보관되었으나 1981년 12월 15일에 웨스트민스터 시청에 의해 35,000파운드(프랑스 정유회사인 Elf Aquitaine이 후원)를 들여 다시 현재의 위치에 복구되었다. 프랑스 정유회사가 후원한 이유는 빅토리아역에서 칼레(Calais, 도버해협의 프랑스 항구도시)로 가기 위한 배로 환승하기 위해 모여들던 프랑스인들에게 인기 있던 만남의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겨울에는 프랑스 시간에 맞고 서머타임이 시행되는 여름에는 영국시간에 맞음으로써 양국 간의 우정을 상징해왔었다. 하지만 2016년 빅토리아 지하철역의 보수공사와 함께 리틀 벤도 함께 보수작업이 진행되어 더 이상 겨울과 여름에 시간대가 달라지는 일은 사라지게 되었다.


*백 년 전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Duke of York 펍은 현재도 영업 중이다. 영국인들에게 펍은 세대를 이어 장소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사회적 거점공간이다.


빅토리아역 인근에 위치한 리틀 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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