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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03. 2022

데이터 자산

계층(class)에서 종(species)으로 구분될 미래사회

유발 하라리는 봉건사회의 토지와 산업사회의 기계처럼 미래사회는 데이터 자산(data asset)에 기반하여 권력을 쟁취 및 통제하게 될 것임을 예견한다.


이것이 만약 현실화된다면,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뇌와 컴퓨터가 링크되어 인간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미래사회에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곧 생산자본이 된다. 즉, 중세의 토지 기반의 혈통/출신에 따른 계급(caste/rank)에서 근대에는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과 경제/물질적 소유에 따른 계층(class)으로 변화되었고, 미래에는 유전자 편집에 의한 전혀 새로운 종(species)으로 구분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사회에서는 계급(혈통)에 따른 사회적 특권과 계층에 따른 경제력을 모두 초월하는 넘사벽의 새로운 종이 나타나 무편집 전통적 인간과의 선천적인 격차(지능, 감각, 정신력, 육체적 힘 등)를 형성시킬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현대의 사회경제적 불평등(socio-economic inequality)에서 미래의 생물학적 불평등(biological inequality)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2014년 영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에서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가 링크되어 초월적 존재로 변해가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상황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2009년까지만 해도 브루스 윌리스의 영화 써로게이트(Surrogates)에서는 미래사회를 로봇 아바타에 의한 기계사회로 묘사하고 있었다. 돈 있는 사람이 더 좋은 로봇 아바타를 소유하는 자본주의적 논리를 담고 있었다. 기계인간이 되기 위한 철이의 우주모험을 그린 1970년대 애니메이션인 은하철도999 역시 기계사회의 디스토피아를 보여줄 뿐 유전자 편집에 대한 인공적 진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예상하지 못했다.


또한 미래사회에서는 해킹을 통해 개인의 바이오 데이터 및 알고리즘을 탈취하는 데이터 전쟁이나 그것으로 권력을 통제하는 디지털 독재가 벌어질 수 있다. 이것은 노예를 비롯한 물리적 재산을 탈취하는 전통적인 전쟁, 군사시설과 생산설비를 정밀 타격하는 현대전, 고도화된 자본주의 시대에 상대의 경제시스템에 타격을 주는 경제/무역 전쟁의 맥락에서 연속된다.


17세기, 프랜시스 베이컨의 귀납적 접근을 통해 종교적 교리에서 벗어나 자연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성적인 근대 과학의 시대를 열었다면, 21세기의 미래사회에서는 뇌 과학과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하여 자연을 직접 조작하고 컴퓨터와 결합되어 인간 스스로 능동적이고 인공적으로 진화(evolution)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이것은 바이오 기술 혁명일까? 아님 인류의 비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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