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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03. 2022

미디어는 메세지고 공간은 미디어다

현대 도시의 굴절되는 공간생산


미디어는 인간 그 자체를 변화시키며 동시에 인간이 세계를 보는 인식의 근원적인 틀이라는 미디어 결정론을 매클루언은 주장했다.


매클루언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공간은 인간의 감각이 외부로 확장된 전통적인 미디어다. 자본주의 시대에 거주하는 집(주소)을 통해 본인의 사회적 지위 및 부를 과시하는 행위도 현대 공간의 미디어적 속성을 잘 보여준다.


경제적으로 집을 소유하기 힘들어진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공간의 일시적 경험을 통해 개인의 개성을 디지털화된 이미지로 드러내는 것은 기존의 책(올드 미디어)이 가지고 있던 시작과 끝이 있는 선형적이고 완결성을 가진 전통적인 나레티브가 시작과 끝의 의미가 사라진 무한대의 파편적이고 빠르고 자극적인 스펙타클의 언어(뉴 미디어)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것은 젊어서 근면 성실히 일해서 돈을 모으고 내 집을 마련한다는 산업화 시대의 생애주기 나레티브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대의 소비공간은 개인의 흥미에 맞게 더욱 분절되고, 값싸고 빠르게 소비되며, 타인과 공유하기에 충분히 자극적인 뉴 디지털 미디어로서의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공간의 스펙타클 이미지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표준화될 것이며, 표준화된 이미지는 개인이 생산하는 정보에 담긴 가치와 욕망에 맞게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다시 말해, "표준화되는 다양성" 대 "다양해지는 표준화"라는 모순적인 충돌에서 촉발되는 굴절된 공간변화(refractive spatialisation)는 미래 도시공간의 미디어적 특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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