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공간

아래 인용된 런던 네셔널 갤러리의 설명처럼, 유럽의 초상화는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오면서 신이나 절대적 권력자에서 인간중심적인 관점의 변화를 보여주지만 이것은 또한 공간과 시간에 대한 달라진 사회적 인식을 보여준다. 

시공간은 더욱 정확해지고 명확해졌다. 중세시대의 알 수 없는 어느 시공간을 통해 전달하는 절대적 초월성, 영원성, 신성성이 아닌 르네상스는 실제 존재하는 장소에서 측정된 시간 안에서 실존하는 대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루이스 멈포드는 그의 책, Technics & Civilization (1934)에서 기계적 시계 장치 발명으로 인해 정교한 시간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이것이 변화된 시공간의 인식 및 표현과 관련이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시간은 금', 손목시계가 상징하는 성공한 사람의 이미지는 근대의 부르주아 계급의 성장, 산업화로 인한 정교한 시간의 사용, 상업의 발전 등이 모두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사회적 인식이다.  

중세의 성경에 기록된 절대적 믿음을 의심하면서 기독교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과학, 수학, 역학 등을 발전시킨 르네상스 시대는 문화적 전성기를 꽃피울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같은 상업과 자본주의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르네상스는 이후 서구의 근대적 개인주의, 계몽주의, 합리주의 등의 사상으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19세기는 산업혁명과 증기기관, 철도 등의 발명으로 사회, 공간, 시간이 극변하게 되고 이 시기에 새로운 가치와 관점을 제시했던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등의 사상가들이 등장했다. 마찬가지로 제1, 2차 세계대전 이후에 21세기 현대적 시공간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미셸 푸코, 피에르 부르디외, 앙리 르페브르 같은 주요 사상가들이 등장했다. 도시학에서는 제인 제이콥스나 루이스 멈포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서구의 건축과 도시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한 동양의 현대 도시공간 형성에 영향을 미쳤던 서구의 공간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 문화, 철학, 예술, 과학에 이르는 영역에서, 중세, 르네상스, 근현대를 모두 아우르는 시공간 범위에서 전반적인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적인 예로 기술(종이, 화약, 나침반, 안경, 시계, 인쇄기술 등)과 공간의 관계는 수천 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This format for the portrait had a kind of historic clout because of the profile portraits of emperors that were found on Roman coinage, and even though this strict profile format persisted for portraits of women in Florence, by and large all the way through to the end of the century, but from about the 1450s, portraits of men increasingly showed the sitter turned towards the viewer, and this had a really interesting visual effect because the encounter went from being one of an observation of a person's physical likeness to a direct engagement, where the viewer had the opportunity to bear witness to the inner workings of the sitter's mind." 

"He(Botticelli)'s taken the newly forged three-quarter turn and placed his sitter head-on so that he faces the viewer with whole body and not just with his head. Images en face, or face on, like this, were fantastically rare in portraiture. Typically they were the reserve of images of Christ or more specifically of depictions of the so-called veil of Veronica, the miraculous cloth which had borne the imprint of christ's features after he used it to wipe his face as he walked to Calvary."

"In his earlier works, Botticelli had typically placed his viewer outside, perhaps against a blue sky, or a landscape, or in front of a window. A number of his early works also include identifying attributes or items of clothing which might help the viewer to situate or even identify the sitter." - Art History in 10 Minutes, National Galle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