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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03. 2022

영국 사회와 노동시간

2021년 9월 3일 기록

아마 영국에 관광 온 한국인 여행객들이 당황하는 부분 중에 하나는 (한국인 관점에서) 이른 저녁에 모두 문을 닫아버리는 상점과 레스토랑 때문일 것이다. 런던의 도심 조차도 평일에는 밤 11-12시가 넘으면 일부 나이트클럽을 제외하고 술을 마실 곳이 거의 없다. 한국에서 그 흔한 24시간 편의점은 이곳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사회는 이미 두 세기 전인 19세기의 산업화 과정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노동자 착취의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 도시 노동자의 평균수명은 40세 정도였다고 한다. 영국이 세계에서 선도적인 노동법과 강력한 노동조합(trade union)을 가진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는 노동당(노동자들을 대표)과 보수당(자본가들을 대표)이 번갈아가며 정권을 잡고 있다.


따라서 노동시간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이미 견고하게 형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장거리 고속버스를 타면 약 2-3시간 뒤에 운전기사가 교체된다. 길거리 상점들은 이미 폐점 10분 전부터 문을 잠가버린다. 지방정부는 술집과 패스트푸드점의 새벽 영업을 강력하게 규제한다. 경쟁이 일어나면 노동시간이 길어지고 주변 상권의 노동에 대한 룰이 깨지기 때문이다. 즉, 영국 사회는 정해진 시간에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다는 "어쩌면 당연한" 사회적 합의가 강력하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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