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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03. 2022

산업화, 교통시설, 그리고 레저공간

2021년 8월 1일 기록

도시 사회학자 롭 쉴즈에 의하면 19세기에 철도망의 개발과 노동환경(법정휴일과 최대 근무시간 보장)이 개선되면서 관광객들이 주말 기차를 타고 교외로 몰리기 시작했다. 관광수요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들의 휴양지 개발로 이어졌다. 인천의 월미도처럼 해변을 따라 놀이공원, 오락실, 펍, 디저트 샵 등이 들어서면서 귀족과 노동자 모두 뒤섞여 일상을 벗어나 일광욕과 작은 축제들을 즐겼다. 이러한 레저공간에서는 계층 같은 사회적 체계 및 규범에서 벗어나 모두가 일탈을 통해 일시적인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즉, 휴양지 관광도시와 레저문화는 근대의 산업화의 결과로써 일어났다.


사진의 스카버러는 삼천 년의 역사를 가진 스카버러 캐슬이 위치한 잉글랜드 북동쪽의 작은 해안도시이지만 휴양지로 개발되면서 19세기에 지어진 철도역사 (역사 정면에 산업사회의 상징인 시계탑이 인상적이다), 근대식 호텔, 온천 리조트, 별장, 펍들이 해변가와 구릉지의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약간은 촌스러운 놀이시설과 길거리 노점들이 근대의 레트로한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관광객들은 해변 앞의 거리에 위치한 소비공간에서 피쉬앤칩스에 맥주를 마시고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 등 여러 크고 작은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을 즐긴다.


'서울도시계획이야기'를 저술하신 손정목 교수님과 심승희의 박사논문(서울대, 2000)에 의하면, 1970년대에는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주보문단지가 개발되었으나 90년대 개인 자가용 시대가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내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들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1993년에 처음 출판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 남도답사 일번지의 백만부 돌파의 인기와 이로 인한 전국적인 답사 열풍은 당시의 고속도로 개발과 자가용을 통한 이동이 용이해진 시대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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