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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May 23. 2022

대통령 취임사, 반쪽짜리 자유는 진정한 자유인가?

역사적으로 자유라는 자본주의 만병통치약은 항상 부작용을 가져왔었다

절대 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에게 상해를 입힐 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 사회적 도덕과 규칙 아래에서 자유는 존재한다. 국가나 공동체에서의 자유는 공익과 개인의 건강 및 행복을 모두 만족시키는 전제 아래에서만 존재한다.


1980년대에 대처리즘이나 레이거노믹스 같은 시장자유주의가 사회적으로 합의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소련 등 공산주의 국가들의 국가통제형 계획경제가 가져오는 개인에 대한 억압(+냉전에 대한 두려움)과 자유주의 진영의 선진국들이 겪은 탈산업화에 의한 대량실업 등 개인의 경제적 고통이 만연했기 때문이었다.


이 점에서 최근 한국, 미국(트럼프), 영국에서 보수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다시 지지를 받는 이유가 설명된다. 공익을 잠깐 희생하더라도 개인의 경제적 웰빙(주택소유 등)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자유주의는 경제를 반짝 부양시킬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양극화를 극대화시켜 공익과 개인의 웰빙을 모두 무너뜨릴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 경제만큼 심각한 것은 분열과 혐오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것을 주류 정치인들이 본인의 정치활동에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은 잉글랜드 북부의 경제적 쇠퇴와 브렉시트, 미국은 트럼프의 분열 조장과 혐오범죄의 증가, 한국은 갈라치기와 혐오를 반영한 포퓰리즘을 보여줬다. 어느 때보다 사회통합이 필요한 시점임에도 반대로 분열을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경제성장만을 강조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점이 신자유주의자들이 외치는 경제번영을 위한 "자유"가 의심과 우려를 받는 이유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사에서는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아래 그림과 같이 정리해 본 다이어그램에서는 "세계시민"과 "국제사회와의 연대"가 취임사의 순환되는 논리를 연결 및 완성시켜주는 중요한 결절점에 위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과학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선진국들의 지원이 "과학과 기술, 혁신"을 이뤄낼 출발점이라는 점은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우리 스스로가 아닌 외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화된 세계경제에서 이것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비판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자주적인 사회 통합 의지 없이 외부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고 양극화와 사회갈등을 해결한다는 전략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자유는 경제번영을 위한 시장의 자유를 말할 뿐 분열되어 가는 한국사회를 통합할 공익을 위한 전략이 빠져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이번 정부가 외치는 반쪽짜리 "자유"가 굉장히 우려스럽다.



이해하기 난해하여 필자가 직접 정리해본 제20대 대통령 취임사. 한국사회의 자주적인 통합전략이 빠지고 국제사회와 선진국들의 지원에 의해 순환이 출발 혹은 완성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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