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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Jun 11. 2022

글로벌 위기는 앞으로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위기 속 생존 경쟁에서 변화와 혁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50-60년대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서구사회의 다시 오지 않을 사회 경제적 황금기였다. 이 시기에 제조업에 종사했던 도시 중산층은 성장(일본에서는 이들을 셀러리맨이라 불렀다)하고 주택공급과 함께 커뮤니티는 회복하게 된다. 하지만 70년대 오일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 베트남 전쟁, 탈산업화는 서구 도시들이 세계화, 금융화, 정보화를 통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하여 새롭게 변화해야 했던 터닝 포인트였다.


마누엘 카스텔스에 의하면, 70년대 이후부터 정보기술이 발전하고 자본주의가 진화하게 된 이유는 기업들이 기술혁신을 의도적으로 추구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변화된 환경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익추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룰과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의 개혁, 정보화 및 기술혁신, 기업역량 향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세계화(국가 간 네트워크 및 이동 강화), 탈산업화(신흥공업국가로의 제조업 이동 및 자국의 서비스업 강화), 금융화(자본의 역외 이동 및 축적 강화), 신자유주의(규제를 없애 국가 간 네트워크 강화) 등의 급진적인 구조적 변화는 70년대 이후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개인, 기업, 정부가 살아남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에 의해 일어난 결과라는 것이다.


당시 조직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비용과 리스크였음에도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화투 회사였던 닌텐도는 80년대에 비디오 게임회사로 변신하고, 1983년 삼성은 무모하다고 평가되던 반도체 사업 진출을 처음 발표했다. 90년대는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아마존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IT기업들이 설립됐다. 2001년에 닷컴 버블이 붕괴되기도 했었지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많은  IT 서비스들의 기술적 기반이 만들어지던 시기였다.


현재의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 식량 및 에너지 문제, 기후변화 문제 등의 세계적 위기와 긴장은 지난 1970-80년대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질서와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 및 예고하고 있다. 이상적인 해결책이 갑자기 영웅처럼 등장하는 것이 아닌, 변화에 대한 점진적인 적응의 결과로써 도시공간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의 역사와 도시변화의 과정을 종합해보면 그렇게 보인다. 물론 이것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앞으로 수년간의 데이터가 쌓여야 좀 더 선명해질 것이다. 다만 마누엘 카스텔스가 세계화와 정보화의 결과로써 네트워크 사회(the Network Society)로의 변화를 이론화했듯이, 1980년대 이후부터 견고하게 형성된 글로벌 네트워크가 새로운 세계 질서에 맞게 재조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9일자 BBC 코리아 기사('공무원 열풍도 옛말?...7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 43년 만에 최저')는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여 변화해 가는 사회의 모습을 일부 보여준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현 젊은 세대가 유연성을 중시하며 "과거처럼 경직적인 접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성장 시대에 살았던 선배 세대는 일자리를 확보할 때 긴 시간을 예측해 행동했다. 때문에 다소 경직적이더라도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지금 젊은 친구들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 탓에 긴 시간의 호흡을 가져가기가 어려워졌다. 당장 눈앞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일자리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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