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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Jun 23. 2022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는 혐오의 대한민국 사회

왜곡된 소속감은 어떻게 커뮤니티를 망가뜨리는가?

연구 주제도 발굴할 겸 요즘 한국의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돌아다녀본 결과, 다음의 사실을 확인했다. 특정 관심사에 맞게,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만 극단적으로 정제되어 게시되고 있었고, 그 글에는 공감과 추천을 많이 받고 있다. 대부분 사실적 증거는 거의 없고 예외적이고 선택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왜곡된 내러티브가 부풀려져 형성된다.


이것은 적대적인 상대 진영, 그룹, 계층, 지역, 성별, 나이대에 대한 공격과 혐오였으며, 혐오에 대한 공감과 응원의 댓글을 통해 그들끼리의 편향된 생각과 가치를 정당화/합리화하고 쾌감(소위 사이다 발언)을 증폭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디시인사이드의 주식 갤러리는 30-40대 여성에 대한 혐오(e.g.퐁퐁남 관련 내러티브)가 놀랄 만큼 심각한 상태였으며 결혼에 대한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인식만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것은 티비방송이나 신문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가 사실과 안전성이 확인된 주류문화와 가치를 전달하던 역할과 파급력이 급속도로 약화되면서 발생했다. 빠르고 편리하며 비용적으로 저렴한 양방향의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을 통해 개인의 흥미와 생각의 교환이 파편적으로 나누어지면서 문화적 다양성을 높인 반면 그들만의 배타적인 공유를 통해 개방성은 오히려 낮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 대안적인 교류를 통해 그들 나름의 소속감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최근 한국의 저성장 경제 상황에서 청년층이 내 집 마련, 평생직장, 결혼을 통한 가족이라는 소속감을 찾기 어려운 문제와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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