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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패션가 Aug 03. 2024

나의 '패션 스타일' & 글 스타일

어떻게 '나만의 스타일' 찾을 수 있을까?  —

근사한 행사장이었다.

모두가 그렇듯

서로 아는 사람 찾기라도 하듯이 반가운 얼굴과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당시 나는 머리스타일만 바꿨을 뿐인데

나는 '그 혹은 그녀'를 알아보는데

'그 혹은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주 오래전 에피소드이다.


나는 이때 다짐했다.

전방(?) 100미터에서 누군가 나를 보더라도 '나'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직업적 특성(?) 상 '환대'는 나에게 중요한 가치였다.

당시 나는 내가 '눈에 띄는' (영어로) outstanding이라는 형용사가 충분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단순히 '눈에 띄는 것'과 '고유한 스타일이 있는 것'은 다르다.


눈에 띄는 것은 한시적인 것이고, 스타일이 있는 것은 뼈속부터 배어 나오는 것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두 가지 모두를 해본 '나'로서 하는 말이다.


그래서 이때부터 나는 나의 스타일의 정의가 시작되었다.


나만의 스타일 = 고유한 개성 = 정체성 등 이러한 비슷한 맥락의 단어로 나열되지 않을까 싶다.


공통점은,

하나의 개체가 가진 변하지 않는 속성이다. 

(물론 이 의미는 사전적 의미와 다르다.)


이렇게 시작된 외관상 스타일의 정의는,

눈으로 보이는 나다움을 넘어, 나의 성향, 성질, 습관,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는 습관까지

'나'라는 사람의 완전체가 정리되었다.


지금의 나는,

절대 염색과 파마는 하지 않으며

내 원래 머리색의 긴 생머리에 눈썹과 눈사이 길이의 뱅스타일을 유지하며 희끗희끗 나고 있는 세치를 받아들이는 중이다.


삐져나오는 것 없이 늘 단정하고,

곧게 펴진 머리스타일과 주름과 먼지 없는 옷을 입는다.

신발 역시 흰색 신발을 신을 때는 전날 혹은 외출 전 꼭 점검하거나 깨끗이 닦는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타인 역시 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타인은 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쉽게 소통할 수 있기도 했다.


또한 이제 전방 몇 미터에서도 사람들은 나를 쉽게 알아보았다.


"아! 얼마 전 운전 하고 가다가 _ 님, 지나가는 것 봤어요."라고 하기도 하고,

몇 연뒤 만나도 "정말 저 멀리서 봐도 _ 님이세요."  라며 미팅에 착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젠 가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런 내가, 글을 쓴다!?


나는 꽤 오랜 시간 패션 기자 생활을 했었다.

그 커리어가 지겹기도 했고 회의감이 몰려올 때쯤 나는 MD로 전향했었다.

2024년이 시작될 때 나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계획 중 〈 브런치스토리 〉 작가 되기를 세웠었다.


잠시 휴식기인 요즘,

얼마 전 갑자기 뭔가에 꽂혀 써 내려간 신청서가 시작이 되어, 지금 이렇게 뭔가 한 줄 한 줄 채워가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다른 작가들은 어떤 글을 쓸까.

라는 궁금증에 다른 작가들의 글도 읽어보기도 했다.


브런치 안에 글들 뿐만 아니라,

다독과 속독을 하는 요즘 한 줄씩 읽게 하는 그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의 스타일은 바로 그 '힘'에서 나오는 것인 듯하다.

한 줄씩 읽게 하는 힘

내가 생각하는 한 줄씩 읽게 하는 힘은 짧고 선명한 글이다.

짧고 선명하려면,

앎의 명확성에서 나온다.


정확하게 알 때 요약할 수 있고,

보자마자 '힘'이 되는 언어들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서정적이지도 않고, 지식에 닿아있지 않을 수도 있는 〈 패션 〉 은 세속적인(?) 소재일 수 있지만 아니다. 


패션은 사람의 삶을 영위하는 기본 요소 중 [의식주]의 '의(衣)'에 해당된다.


또한 의(衣)는 역사와 시대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위치 계급의 상징이었으며, 상황과 장소 그리고 나의 의식 수준을 드러내는 도구로 그 쓰임을 다 하고 있다.


그래서 TPO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Time Place Occiasion)


나는 그 쓰임의 보탬이 되고자,

명쾌한 한 줄 한 줄에 힘과 도움이 되는 그리고 위로가 되는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당신들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그럼 명확한 〈 내 스타일 〉 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이것이 난제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맞다.

이것이 제일 어렵다.


일단 여러 가지 많이 스스로 많이 해 봐야 한다.

축약해서 나의 사례를 얘기했지만, 저 축약 안에는 나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녹아있다.


나 역시 머리스타일만 해도,

길러도 보고, 단발머리스타일도 해보고, 꼬불꼬불 파마도 해보고, 이색 저색 염색도 해봤다.


옷 입는 스타일도,

펑 퍼짐 한 옷도, 딱 붙는 옷도 (여러 가지 실루엣의) 입어봤고,

이 색깔 저 색깔 입어보며, 내 얼굴 톤에 맞는 걸 찾아본 것이다.


결론은,

다 사보라는 얘기는 아니다.


중요한 건,

제일 내가 마음 편하고, 그날 하루가 나로서 당당했던 그런 날이 있다.

그런 것들의 교집합 조각의 퍼즐을 맞춰보면 좀 더 쉬울 것이다.


남들이 '넌 이게 더 이뻐'라는 건데,

'나는 [이게] 더 좋은데'라고 하면 그것이 맞는 것이다.

왜냐면 [이것을] 했을 때 더 마음 편했을걸? 그리고 [이것을] 했을 때 어깨가 열리고 더 당당했을 걸?


그게 더 '나다운' 것이니까,

마음 쓰지 말고, 내 마음이 닿았던 그것들의 기억과 세련된 편집을 하여 '나의 스타일'에 조금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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