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6e: 최악의 가성비 아이폰 분석
안녕하세요. ‘애플 사용자 모임(아사모)’에서 활동해온 10년 차 애플 분석가 tecialist입니다. 오랜 시간 네이버 카페에서만 활동해왔는데, 앞으로는 브런치에도 글을 함께 올리며 좀 더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2025년 2월에 출시된 아이폰 16e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제품은 아이폰 SE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소개됐지만, 출시 이후 줄곧 가성비가 형편없다는 비판을 받아왔죠. 일부 매체에선 전작보다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보도했지만, 가격대와 타겟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수치만 보고 성공 여부를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폰 16e를 추천할 수 없는 모델, 심지어는 지금 살 수 있는 아이폰 중 최악의 가성비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SE의 역사와 16e의 등장
애플은 지난 2016년부터 아이폰 SE 시리즈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도 iOS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입문용 아이폰’을 제공해왔습니다. 당시 미국 기준 399달러(국내 16GB 기준 약 59만 원)라는 가격에 플래그십급 칩셋을 넣은 것이 특징이었죠. 다만 디자인과 일부 부품은 예전 모델을 재활용해 최신감은 떨어졌습니다.
2022년에 출시된 SE3는 429달러(국내 64GB 기준 약 59만 원)로 여전히 저렴한 가격 덕분에 입문자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였습니다.
그런데 2025년, 애플은 아이폰 SE 라인업과 아이폰 14를 모두 단종시키고, 이들의 자리를 대신하는 아이폰 16e를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문제는 이 모델의 가격이 599달러(국내 기준 128GB 모델 99만 원)로 책정됐다는 점입니다. 바로 전날까지 판매되던 아이폰 14와 같은 가격입니다. 결국 애플 생태계에 처음 진입하려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저가 아이폰이 99만 원이 된 셈이죠.
16e의 본질: 애플이 유도하는 가격 심리 트릭
아이폰 16e는 단순한 ‘저렴한 모델’이 아닙니다. 오히려 애플이 아이폰 15/16 시리즈의 가치를 더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설정한 ‘가격 앵커(anchor)’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언뜻 보면 아이폰 SE의 후속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이폰 14의 대체 모델입니다. 가격도 같고, 타깃층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스펙은 오히려 다운그레이드된 부분이 많고, 가격은 여전히 높습니다. 애플은 이 제품을 기준점으로 삼아 소비자들이 “100달러만 더 내면 훨씬 좋은 아이폰 15를 살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죠.
아이폰 16e가 ‘최악의 실속’인 결정적인 이유
1) 카메라: 48MP지만 ‘그 48MP’가 아니다
애플은 아이폰 16e에도 48MP 메인 카메라를 넣었다며 자랑했지만, 사실상 센서 크기부터 전혀 다른 수준입니다.
1/2.55인치 크기의 센서는 아이폰 13, 13 mini, SE3와 동일한 구형입니다.
반면 아이폰 15 이상 모델은 훨씬 더 큰 센서를 사용하고 있죠.
이 차이는 특히 저조도 촬영, 예를 들어 어두운 레스토랑에서 음식 사진을 찍을 때 확연히 드러납니다.
노이즈가 심하거나, 소프트웨어 보정이 지나쳐 사진이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맥세이프 미지원
맥세이프가 빠졌다는 건 단순히 자석 기능이 없는 게 아닙니다. 맥세이프 케이스를 사서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아이폰 12 이상 모델처럼 15W 고속 무선 충전이 불가능하고, 최대 7.5W의 느린 충전만 지원됩니다. 발열이나 충전 안정성도 떨어집니다.
아이폰 16e vs 그 외 주요 모델과의 비교 정리
vs 아이폰 14 (이전에 같은 가격)
고성능 48MP 메인 이미지 센서
다이나믹 아일랜드 없음
초광각, 시네마틱 모드, 액션 모드 없음
센서 시프트 OIS 없음
맥세이프 없음
울트라 와이드밴드(UWB) 없음 → ‘나의 찾기’ 아이템 추적 안됨
컬러 선택지: 흑/백 2종만
좋은 점: 최신 A18 칩셋, USB-C, 액션 버튼
vs 아이폰 15 (10만 원 더 비쌈)
위 모든 기능 미포함
Wifi 7 미지원
쓰레드 네트워크 미지원
vs 아이폰 16 (25만 원 더 비쌈)
위 모든 기능
A18 칩은 동일하지만 거의 모든 부가 기능이 빠져 있음
2세대 Photographic Styles 등 빠짐
결론: “나쁘진 않지만, 정말 애매하다”
아이폰 16e는 나쁜 폰은 아닙니다. A18 칩셋을 탑재했고, 액션 버튼도 들어갔으며, 무엇보다 아이폰 16 시리즈 중 배터리 지속 시간이 가장 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감안하더라도, 99만 원이라는 가격은 심각하게 비쌉니다. 만약 이 모델이 국내 가격으로 약 79~89만 원 정도였다면 맥 미니 M4처럼 ‘가성비의 아이콘’으로 불릴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가격대에선 절대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10만 원만 더 내고 아이폰 15를 사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최신 기능과 훨씬 더 뛰어난 카메라 시스템, 맥세이프, 다이나믹 아일랜드 등 모두 누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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