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약속

by 영자

어젯 밤 난데없어 핸드폰이 울렸다.


카톡, 문자가 아닌 직접 전화가 밤에 오는 건

요즘 거의 없는 일이라

받으러 가기까지 별별 생각이 다났다.


아빠가 아프신가.

영주년?

과거의 찌질했던 남자분?


그 모든 예상을 깨고, 학교 선배다.

95학년 즉 내가 1학년때 과학생회장, 일명 과짱

나를 운동권으로 이끌었던 일등공신 중 한명.


지영아, 나 술 좀 마셨다, 선배들이랑.

생각나서 전화했다.


아, 오빠. 그러기야?

우리과 송년회는~~


니가 함 동트면 되잖아.


아 왜 꽈짱이 있는데


이제 니가 함 모이게 해봐라


아, 뭐래. 암튼 올해가기전에 봐요


그래 올해가기전에 꼭 보자, 잉?


엉겹결에 연말 과모임을 만들고 그때 만나자는 약속...

을 했으나

서로 질세라 큰 소리로 약속을 부르짖고 그렇게 통화를 끝내니

'꼭 보자'고 했던 말의 조각이 한참을 내 주변을 떠돌다

연기처럼 사라진다.


제목은 공허한 약속이라 했지만

갑자기 오기가 생겨

진짜 연말 모임을 추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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