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자 Aug 01. 2018

그녀, A.S.

그녀가 또 꿈에 나왔다.

역할과 대사는 달랐지만 이번에도 역시 나에게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런 그녀가 내심 밉고 원망스럽지만 난 끝까지 그녀의 환심을 사고 싶을 뿐이다.


고교 3년을 서로 경쟁하면서도 죽마고우로 지냈고,

그 와중에 그녀의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는 H공대를 그녀는 재수하여 1년뒤에 K교대를 들어갔다.

우리는 각자의 대학교 시절도 공유하며 가끔 만나 술로 쌓였던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곤했다.


그렇게 내 결혼식까지 와주었던 녀석이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줄더니 기어이 끊기고야 말았다.


한참이 지나 수소문 끝에 그녀의 연락를 입수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득달같이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계속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문자도 남겨보았다. 카톡도 보내봤다.


그러나 단 한번의 문자도, 카톡 조차도 없었다.

술에 취해 독한 말들도 퍼부었다.


나쁜년... ** 년... 네가 ... 어떻게 .. 나에게...

... 그래도 보고 싶다.

... 나 이혼했어..


그녀의 프사는 여전히 자신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왜 죽지 않았으면서... 어딘가 살고 있으면서 왜 나의 연락을 차단하는 것일까...


그 뒤로 자꾸 그녀가 꿈에 나타난다.

자기전에 생각하고 꿈에까지 나타나면 그럴법도 한데

오늘처럼 난데없이 그 선명해서 잊혀지지도 않는 얼굴과 목소리로 내 꿈에 나타날때면

나는 어떻게 마음을 추스려야할지 모르겠다.


시모 천도제를 했던 점집의 안주인이 나에게 보통사람과는 기시감(?), 소위 신끼(?)가 있다고 했다.

무섭도록 잘 들어맞는 육감... 예감...

그래서 난 왜 자꾸 그녀가 내 꿈 안으로 들어오는지 그 이유를 도통 알 수 없다.

극건 분명 그녀가 꽤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외양적으로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나처럼 속깊은 마음앓이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대강 어림잡아볼 뿐이다.


그도저도 아니면 그냥 그녀가 내게 이러는 이유를 알수 없는

답답함, 화, 억울함 등이 쌓여

내 바램대로 꿈에서 형상화되는 것일지도...


보고싶다.

그리고 묻고 싶다.

내게 왜 이러느냐고. 내가 혹시 뭘 잘못했는지...


아침부터 심...란 ... 하다.

작가의 이전글 어느 일요일 중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