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시절, 난 선배들과의 술자리를 좋아했다.
누군가 '뒷풀이 참석해'라고 하면 '어우또~~' 이러면서
속으로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동석해서 제정신으로는 죽었다깨도 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취기를 빌려 실컷 할 수 있다는 점.
그러다 좀 취하면 감정이 격해져 울기도 했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를 가장 가슴아프게 했던 사람에게도
역시 그에게 먹힐 법한 스타일로 내 매력을 어필하고자 했지만
난 끝내 그에게고백을 받지 못했다.
어쩌면 조금만 기다리면 진짜 있었을 지도 모르는 그 기회를 엄한 놈이 가로채서
엉겁결에 엄한놈과 연인같지 않은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도…
이십년이 지나도
아마 여기서 이십년이 더 지나도
그때의 애석함과 애절함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청승맞게 아침부터 왠 추억타령…
눈이 와서 그랬다보다.
이십년전 이 맘 때, 눈이 내린 새벽,
'조심해서 와라'라는 그 사람의 삐삐 음성메시지가
불현듯 떠올라서…
그랬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