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본 건, 대학교 시절 이전이었으니 20년이 훨씬 넘었다.
2층반짜리 단독주택에서 바닥층을 쓰고 있던 이모에 빌붙어 독립이랍시고
엄마와 아빠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움짝움짝 댈 즈음,
아무도 없는 지하층에, 혼자서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내 42 인생에서 손꼽을 정도로 잊혀지지 않는 영화 중 하나가 되버렸다.
불륜예찬론자라서? ㅎㅎ, 그건 아니고
두 사람의 만남, 인생에 단 한번오는 사랑, 애장을 끊어놓는 듯한 이별, 심지어 죽어서까지 끝나지 않는 미망의 이야기는
십대를 지나 불혹이 지난 지금의 나에게까지
여전히 살아 숨쉬며 가끔은 나의 이야기인양 불쑥 불쑥 격정적인 슬픔이 밀려나올 때도 있다.
결국 나는 책을 사고야 말았다.
이제 그들의 사랑을 묻어주고 싶다, 내 마음속에서.
이미 삶 너머에서 해후했을 지도 모르는데 아직 유치하게 당신네들을 놓치 못하는 건 나요,
나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당신네들을 고이 보내는 의식을 치루려 합니다.
프란체스카가,
비오는 날 떠나기로 되어 있던, 같이 가자고 종용하던 킨케이드의 지프에 결국 올라탔다면
남편과 아이들을 뒤로하고 그렇게 떠났다면
애초에 이 책은 쓰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한번쯤 되물어봤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일단 그딴 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 빅엿을 먹였을 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했어야 했다면,
나도 역시
프란체스카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말이다.
킨케이드의 말처럼, 사랑은 일생에 단 한번 오는 것이고 그게 당신이라고 확신한다면...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갈등해야하는 상대가 그토록 절대적인 사람이었더라면... 아직 만난적이 없으니,
이렇게 쉽게 가정하는 것도 어쩌면 프란체스카를 욕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벌써 반백년 전의 일이다.
앞으로의 반백년? 3,40년을 살면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후회없이 살자는 허언은 못하겠다.
후회하면서 살아도 그 나름대로 의미 있을 수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