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끝난 자리에서, 다시 나를 보다.

[중구구립여성합창단] 2025 정기연주회

by 김민정
“합창은 각자의 목소리가 아닌, 서로를 듣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노래가 끝났다.
유난히 길고, 또 길었던 한 해가 조용히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일상과 3일 연속 이어지는 대학원, 그리고 시간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합창 연습까지.


몇 번이나 “이걸 계속 해야 하나...” 하며 잠깐 멈춰 서고 싶었던 순간들도 있었다.


연습 막바지엔 스트레스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당일 무대에서 혼자 버벅거리는 듯한 순간은 마음을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결국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
그 산 너머에서야 안 것... 이 모든 시간이 얼마나 나에게 의미 있는 여정이었는지를...



큰아이가 말했다.
“엄마, 계속 하세요~ 너무 좋아요.”
아마도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엄마의 모습이 보기 좋았던 모양이다.


나는 늘 생각한다.


엄마가 아이 옆에서만 머무른다면, 오히려 아이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고...


엄마가 자기 삶을 살고, 바쁘게 움직이며, 때론 도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건강한 거울이 되어주리라는 나만의 신념.


그 신념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으로 남기를, 늘 바랄 뿐이다.

...


봄, 여름, 가을 가곡을 부를 때
지휘자의 의미심장한 표정들이 문득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눈물 고인 시선이 들킬까 봐, 더 눈에 힘을 주며 간신히 넘겼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이 가사에서는 또한번 눈물이 핑...


후회되는 일도 있었고, 스스로를 탓했던 날도 많았다.


그러나 노래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그 모든 시간들에도, 고비에도 ‘그대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


나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나는 올해도 잘 버텼고, 잘 걸어왔고, 잘 마무리하고 있다.

잘했다..


많은 일을 해냈고, 무너질 것 같던 날도.. 주춤거렸던 날도.. 다 지난것 같다.


이제 남은 한 달,

조금만 더 차분히 정리해 나가면 된다.


그래. 늘 잘하고 있다.^^



최고야, 김민정.


2025 11 21 중구구립여성합창단 정기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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