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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Jul 30. 2022

길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어떻게 할까요?

매일 아침 6시, MK는 사회성이 약~~ 간 모자란 진돗개 태극이를 위해 이른 시간에 동네 산책을 나간다. 그 시간에는 운동하는 사람들도 적고 산책하는 반려견들의 수가 적어 태극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가슴 줄 없이 맘껏 밖에서 놀고 싶어 하는 태극이를 위해 문이 설치되어 있는 놀이터에 방문할 때도 있다.



그날 아침에도 태극이에게 잠깐의 자유를 주기 위해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방문했다. 여기저기 흥미로운 냄새를 따라 킁킁 거리며 걷던 태극이는 미끄럼틀에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서 뭔가를 발견한 듯 움직임을 멈추고 꼬리만 좌우로 살랑 거리며 서 있었다. 


낯선 지갑을 발견한 태극이는 냄새로 먼저 확인 중


가까이 가보니 주변에는 쓰레기가 여러 개 널브러져 있고 남자 지갑이 함께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 MK는 신원 확인을 위해 지갑 안을 살펴보았다. 2001년 생 남자의 운전 면허증과 여러 가지 신용카드, 엄마 카드로 보이는 COSTCO 멤버십 카드까지 있었다. 또한 현금도 $200 정도가 들어 있었다.


운전 면허증에 표시되어 있는 주소도 이곳이 아니라 이웃 도시인 걸로 생각해 보니 지갑의 주인은 잠깐 여기에 방문해 친구들과 놀다가 밤이라 지갑이 떨어진 줄 모르고 그냥 집으로 돌아 간 거 같다. 



한국에서 초, 중, 고등 교육을 잠깐이라도 받았다면 도덕 윤리(이런 과목의 이름을 안다면 그대라면 옛날 사람?) 과목을 배우며 '내 것이 아닌 귀중품  기타 유실물 습득했을 때 해야 하는 행동지침'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찰서 건물


MK는 지갑을 들고 집으로 돌아와서 황금손에게 상황 설명을 해 주고 이미 알고 있는 상식 범위 내에서 가장 쉬운 해결책인 경찰서에 갖다 주기로 했다. 다음은 출근길에 경찰서에 들른 황금손이 여자 경찰과 나눈 대화이다.

여자 경찰: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황금손: 아내가 동네 산책길에 지갑을 주었는데 안에 있는 신분증에 있는 주소를 보니 이 도시가 아니라 내가 가기는 불편하고 경찰에서 주인을 찾아 줬으면 하여 갖고 왔습니다.
여자 경찰: 아, 그렇군요. 이 지갑은 언제 어디서 주웠나요?
황금손: 우리 동네 놀이터에서 어제 아침에 주었다고 합니다. 
여자 경찰: 혹시, 아무도 지갑을 찾아가지 않으면 안에 있는 현금을 당신이 갖겠습니까?

<처음 받아보는 이해 불가능한 질문에 무~~ 척 당황하는 황금손>


 황금손: 아니요. 나는 그 돈을 갖지 않겠습니다.

<그 순간 경찰서 안에 있던 모든 경찰관들이 놀라는 모습으로 일제히 황금손을 바라보았다.>


이미지 출처 : Google.com


이와 관련하여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렇게 길에 떨어진 돈을 주웠을 때 어떻게 해야 하고 '주운 사람이 임자'라는 말처럼 아무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고 가야겠다. 


일단 길에서 귀중품이나 특히 돈을 주웠을 때는 꼭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습득한 돈을 신고하지 않고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점유이탈물 횡령죄에 해당하여 벌금을 내야 한다.


 점유이탈물 횡령죄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가져가는 경우 성립한다원래 주인에게 소유권이 있지만 잠시 잃어버려 점유를 벗어났을 때 이 물건을 가져가는 것을 말하는데 길에 떨어진 지갑이나 현금을 주워 가지는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잃어버린 물건을 주웠다고 경찰 등 관계 당국에 알렸는데도 6개월 동안 원래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분실물을 주운 사람이 직접 소유하게 될 수도 있다. 진짜로 주운 사람이 임자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때 물건의 새 주인은 3개월 내로 물건을 찾아가야 한다. 이 기간이 경과하면 해당 분실물은 국가 소유로 귀속된다. 


원래 주인에게 물건을 찾아주면 그에 따른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관련 법에 따라 물건 가액의 5~20% 범위 내에서 받을 수 있다


황금손의 말에 경찰들이 놀라움을 표시한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6개월의 기간이 지나면 공짜 돈이 생기는데 그걸 거절한 데서 오는 반응이리라. 그러나 '바른생활 맨'인 황금손은 본인이 노력해서 얻는 돈도 아니며 더구나 지갑 안에 신분증이 버젓이 있으므로 당연히 그는 본인 것임을 확인하고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통해 몰랐던 미국 문화를 배워가는데 이처럼 세계 어느 나라나 상식이 통하는 선한 이들이 안전하게 평범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전쟁도 바이러스도 걱정하지 않는 평화로운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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