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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Jul 04. 2023

태극, 집에 좀 가자!!!

모든 반려견들이 그러하듯 우리 집 태극이도 밖으로의 산책을 정말 좋아합니다. 한 번 나가면 1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돌아다녀 줘야 얌전히 집에 들어오고, 그렇지 않고 좀 짧은 산책이다 싶으면 긴 다리로 버티고 서서 집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는 답니다. 



산책하는 태극이는 매우 바쁩니다. 다른 개들의 냄새를 따라가며 영역 표시도 하고, 다람쥐를 쫓아 뛰기도 하고, 가끔 코요테를 보면 으르렁 거리거나, 시원하게 배설도 합니다. 물론 뒷정리는 당연 저의 몫으로 남겨두면서 말이죠. 

혼자 길러지고 진돗개의 특성상 다른 종의 개들과 별로 친하지 않다 보니 동네 개들과 산책길에 마주치더라도 사뿐히 무시하고 아주 고고한 모습으로 총총총 지나갑니다. 

그래도 가끔 뒤를 돌아다보며 제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은 해 주는 잰틀한 모습도 보여주는 멋스러움과 예를 아는 한국의 천연기념물 진돗개입니다.



산책의 마무리는 항상 집 근처 공원을 지나오게 되는데 여기에 오면 꼭 제 눈치를 살피고는 넓은 잔디밭에 누워 버립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 줄 알고 기다리다 집에 왔는데 산책 시간과 관계없이 그러는 걸 봐서는 아마도 습관인가 봅니다.



어쩌면 산책하느라 더워진 몸의 열기를 식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늦은 오후 시간이어도 한낮에 데워진 도로에 가까이 걷다 보니 아직 남아있는 열기와 북실북실한 털옷 때문에 체온이 올라갔을 테니까요. 

이유야 어떻든 잔디밭에서 펼치는 눕방은 종종 저를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지나가는 동네 주민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미소가 '산책하다 피곤해서 잔디밭에 누워 쉬는 낯선 모습의 개는 처음이야'라고 쓰여 있는 게 보이니까요. 



오늘도 산책을 무사히 마치고 잔디밭에 누워 휴식도 취한 후 집에 돌아옵니다.

이제 운동이 끝났으니 집에 가서 맛은 없지만 개사료를 먹어야겠습니다. 물론 고기반찬이 필수로 함께 차려져야겠죠? 후식으로 개껌을 주면 양치질은 생략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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