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방 문을 열고 나와 보니 태극이 침대가 텅 비어있고, 태극이의 최애 코끼리 인형만 덩그러니 침대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혹. 시. 나
가출은 아니겠죠?
급한 마음에 집 안을 돌아다녀 봅니다.
이럴 수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서 꿀잠을 자고 있는 태극이의 머리가 보입니다.
얼른 전등을 켜고 태극이를 확인하니 긴 하품을 하며 깨어나네요.
왜 태극이는 본인 침대를 버리고 저기 가서 잠을 잘까요?
매우 많이 궁금합니다.
대화를 시도해 보고 싶지만 아직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 중이라 불가능하지 말입니다.
계단을 내려와 제 뒤를 졸졸 따라오더니 소파 바로 옆에 다시 누워 버립니다. 눈에 졸리움을 매단 채로.....
그래도 한 번씩 제 눈치를 살피는 듯합니다.
분명 저 눈 빛은 뭔가 바라는 게 있을 때 보내는 눈 빛인데?!
제가 모른 척 핸드폰을 보며 딴짓을 하니 본인 침대로 이동했네요.
그렇지? 역시 침대가 푹신하니 편안하지?
태극이의 계단 점유는 한두 번이 아닙니다.
가족들이 모두 일이 있어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계단에서 내려와 우리를 맞이합니다.
또 계단에 있었다는 이야기죠.
태극이의 행동이 궁금하여 열심히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가끔 계단을 선호하는 개들이 있는데 그 이유로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온도가 맞지 않을 때입니다.
덥거나 춥거나 스스로가 적절한 온도의 장소를 찾아 이동하는 거죠. 보통 계단이 위층과 아래층의 중간에 위치해 있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이라 인기가 많은 곳이랍니다.
두 번째는 어느 정도 높은 위치로서 한눈에 집 안 대부분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보통 경비나 경호를 위한 본능을 갖고 있는 개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역시 태극이는 우리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저 장소를 선택했나 봅니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보초를 잘 서고 있었네요.
그 덕에 저는 오늘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을 듯합니다.
# 다시 비소식이 있어 하늘에 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태극이랑 무관하지만 눈요기용 사진을 공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