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어로 레아히(Leahi-황다랑어의 이마)라고 부르는 이 분화구는 1700년대 후반, 서양 탐험가들과 무역업자들이 하와이를 방문하며 분화구 경사면에 있는 바위의 석회석 결정체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다이아몬드로 착각하여 '다이아몬드 헤드'라 이름 붙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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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만 년 전, 단 한 번의 짧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이 분화구는 350 에이커로, 1900년대 전략적 군사 요지로 사용되다가 1968년 국립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현재 다이아몬드 헤드는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킹 명소입니다.
다이아몬드 헤드 정상에 서서 태평양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와이키키 해변을 바라본다면 최고의 하이킹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겠죠?
높이 232m, 왕복 약 2.6km의 산책로는 시멘트 포장로에서 시작해 비포장로로 연결되고 다이아몬드 헤드 정상까지 가는 코스에는 가파르고 좁은 계단이 있어 등산객들의 안전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운영시간은 오전 6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마지막 입장 시간은 오후 4시이며, 사전 예약이 꼭 필요한 하이킹 코스입니다.
특히 일출 명소로 유명하여 오전6시 예약은 빨리 마감되는 편입니다.
저는 다행히 오전 6시 입장권을 예약하여 이른 아침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어두운 새벽길을 손전등에 의지한 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걷고 있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여 강한 섬에서의 바람을 맞으며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오늘 일출시간은 오전 7시 7분이었습니다.
어둠을 몰아내고 태평양 너머 구름 위로 오렌지색 선을 만들던 태양이 떠오릅니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인데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또 새롭고 아름답네요.
많은 방문객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이 순간을 기다렸기 때문에 더 멋져 보이나 봅니다.
정상에 이르는 계단에 칸칸이 줄지어 선 사람들 모두 바다를 향해 서서 떠오른 태양을 보고 있는 모습이 새해 첫날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출을 만끽한 후, 내려가는 길은 다른 산책로를 선택했습니다.
1915년에 만들어져 군인들이 사용했을 벙커에 들어서니 멀리 태평양의 흰 파도와 등대가 보입니다.
작품인지 훼손인지 정의 내리기 어려운 그래피티(Graffiti)가 보이고, 햇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건물들이 그림처럼 반짝이네요.
52개의 나선형 계단을 돌아, 짧은 터널을 지나, 99개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니 다시 평탄한 하이킹 코스에 접어듭니다.
나무도 울창하고 싱그러운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하산하는 길이 상쾌한 공기와 함께 오늘 하루를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한낮에는 나무 그늘이 전혀 없어서 매우 뜨거울 것 같으니 선크림과 물, 모자 등을 꼭 준비해야 할 듯합니다.
다 내려와서 보니 어둠 속에 미처 보지 못했던 넓게 펼쳐진 목초지가 보여 눈도 시원합니다.
입구에서 예약여부를 확인하며 다양한 언어의 안내서를 주는데 한국어가 있어 반갑게 받아 들고 꼼꼼히 안내서를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