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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Mar 07. 2024

하루동안 만난 스펙터클한 날씨

Sierra Navada Mountains


한국의 태백산맥에 해당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의 경계에 위치해 있습니다.

총길이 400마일(644km) 넓이 65마일 (105km)의 산맥은 '눈으로 덮인 산'이란 뜻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휘트니 산 (Mt. Whitney 4,418m)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요세미티, 킹스캐년, 세쿼이아 국립공원 등이 속해 있습니다.



저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비숍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가로질러 프레즈노로 향하는 것이었지만 눈과 빙판으로 인해 길이 모두 차단되어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아래쪽으로 돌아 총 5시간의 운전을 해야 했습니다.

어제와 오늘 긴 이동시간을 차 안에 있어야 해서 온 가족은 피로와 지루함을 해결할 뭔가를 찾으려 했습니다.


그. 러. 나


아침에 눈을 떠 맞이한 풍경은 우리들의 힘듦을 모두 날려버릴 만큼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밤 새, 주변 산에 내려앉은 하얀 눈은 가까이 오던 봄을 멀리 보내 버렸네요.

어제 일기예보를 통해 확인했던 눈폭풍 경보가 정확했던 것이었습니다.

어제 보았던 맑은 날씨와 데스벨리 국립공원의 따가운 햇살은 역시 사막기후답게 낮에만 해당하는 것이었고 갑작스러운 기후변화가 밤사이 일어났습니다.



사실 이 즈음에 피어났을 많은 봄꽃들을 보러 왔는데 이를 대신해 눈꽃을 보았네요.

이름을 달리 한 꽃을 보았으니 반쯤은 성공했다 해야겠습니다.

일정한 높이의 산은 눈에 덮이고 그 아래 부분은 비로 내려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의 산맥은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고속도로 변에 누워있는 대형 트레일러 차량은 높은 산맥 사이에서 불었던 강풍 때문에 옆으로 쓰러져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두 대의 누워 잠자는 차량을 목격했습니다.

이 사고에 따른 빠른 조치와 운전자가 아무 사고 없이 구조되었길 바랍니다.



한 참을 달려가다 보니 서서히 비가 그치고 두꺼운 구름사이 파랗고 깨끗한 하늘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비와 눈으로 먼지들이 모두 씻겨나가서 그런지 하늘이 유독 더 청명해 보입니다.

대신 도로는 아직 젖어 있어 수막현상으로 인해 과속은 상당히 위험한 것 같습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고 나니 빛의 굴절 현상으로 인해 무지개가 만들어졌네요.

지역을 이동하며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니 다양한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답니다.

이 또한 참 신비로운 자연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향해 저는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냥 습관처럼요.



운전을 하는 사람과 달리는 차량을 위해 휴식은 필수 아니겠습니까?

고속도로 주변 아무것도 없는 미국과 달리 휴게소마다 맛있는 간식과 지역 특산물, 그리고 상징적인 조형물들이 있는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가  이 순간 몹시 부럽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안전한 곳에 정차해 준비해  간식을 먹으며 비와 햇빛이 길러낸 초록 언덕을 감상하였습니다.  

이 또한 머지않아 강한 햇살과 높은 기온으로 인해 메마르게 될 테지만 지금의 싱그러운 목가적 풍경은 참 좋습니다.



햇살이 다시 쨍하니 도로를 비추기 시작하자 거리에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오늘 하루동안 참 많은 경험을 하네요.

, , 무지개, 초록 언덕, 그리고 사고까지...

이처럼 스펙터클한 날씨와 풍경이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은 생략) 겨울을 느끼게 해 주고, 긴 시간 동안의 차량이동이었지만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https://www.britannica.com/place/Sierra-Nevada-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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