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도 자면서 꿈을 꿀까? 아마도 그런 것 같다. 태극이가 자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 자다가 발도 움직이고 잠꼬대도 하며 고기를 먹는지 쩝쩝 입맛도 다신다. 어떤때는 자면서 바닥을 혀로 열심히 핥고 있는 모습도 관찰된다.
사람이 하는 거 다 하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참 재미있다. 방귀도 뀌고, 트림도 하고, 잠꼬대도 하고...
나는 태극이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자주 하는데 이런 나 자신은 팔불출????
가족과 함께 태극이랑 여행을 하면 침대 하나를 혼자 독차지하는 태극이가 꼭 욕심 많고 이기적인 5살 아이 같다. 먼저 침대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아 가족들을 쭉 돌아본다. '오늘 나랑 함께 잘 사람은 누구?' 하는 눈빛으로...
태극이랑 한 침대에서 동침하는 가족은 자다가 태극이의 뽀뽀 세례도 받을 수 있고 꼬리로 얼굴을 얻어맞을 수도 있으니 편안한 잠은 하룻밤 정도 포기해야만 한다.
집에서도 주차장, 뒷마당, 거실 등을 오가며 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에서 잠을 자는데 자는 동안에 여러 번 몸을 뒹굴 뒹굴 움직인다. 발을 까딱거리기도 하고 귀를 팔랑 거리기도 하는데 이 또한 보는 재미가 있다.
태극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뒷마당인데 장난감을 던지고 물어오기를 하면서 놀다가는 따사로운 햇빛을 벗 삼아 하품을 한다. 그런 후에는 역시 낮잠을 자곤 하는데 한낮의 기온이 좀 오른다 싶으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백합들을 이불처럼 깔고 누워 풀과 함께 잠을 자기도 한다.
연구에 의하면 개를 포함해 여러 동물들이 꿈을 꾼다고 한다.
사람이 자면서 뇌에 나타나는 전기적 활동이 동물에게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꿈은 잠든 지 20분 이내에 시작되는데 작은 개는 잠을 자는 동안 꿈을 비교적 짧게 여러 번 꾸지만, 큰 개들은 꿈을 한 번에 길게 꾸고 빈도는 적다고 한다.
또한,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울 게 많은 강아지들 역시 성견들에 비해 꿈을 많이 꾼다고 하니 이 또한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며 많은 교감을 하는 반려동물들은 가족과 동등한 것 같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도 공유하고 그들의 작은 행동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도 되기도 하고 큰 위안도 되기도 한다.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날마다 즐겁게 생활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