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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Jun 18. 2022

꿀벌들의 도시 생존기

최근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꿀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한 번쯤은 접하였을 것이다.

작은 꿀벌의 개체수 감소에 뭐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초록창에 '꿀벌 실종' 뉴스를 한 번만 검색해 보면 그 심각성에 대해 바로 자각하게 될 것이다.


작은 꿀벌 한 마리가 하루에 천 송이 정도의 꽃을 찾아다니며 단순히 꿀만 모으는 것이 아니라 꽃가루를 수분시키는 아주 중대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가 꿀벌을 포함한 곤충의 수분활동에 의존해 생산되고 있으니 이 어찌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꿀벌을 비롯한 곤충들이 사라지면 자연 생태계는 크나큰 위협을 받는다. 유엔 농업 식량기구(FAO)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최대 3,000만 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곤충은 개화식물 87%의 수분을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수많은 조류와 포유류가 곤충을 먹이로 생존하고 있으니 만약 곤충들이 사라진다면 먹이사슬이 무너져, 급기야는 인간의 생존마저 불투명해지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Google.com (www.swedenabroad.se)


이에 UN에서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5월 20일을 '벌의 (World Bee Day)'로 지정하여 곤충들의 중요성과 그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강조하고 있다.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가끔 사람들 주변을 날고 있는 꿀벌들을 보게 되는데 산과 들을 날아야 자연스러운 그들이 도심 속에 자리를 잡은 곳은 다름 아니 화단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 컨트롤 박스 안 이었다. 꿀벌들이 왜 그곳에 자리를 잡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도심에 적응하기 위한 꿀벌들 나름의 궁여지책 생존 본능에 의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5월 20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입니다. 


상당히 많은 수의 벌들이 플라스틱 박스 위에 모여 있고 작은 구멍을 통해 날아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는 걸 보니 그 안에는 상당이 많은 수의 벌들이 살고 있을 거 같다. 이 같은 벌들의 모습은 사람들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할 수 있으므로 위험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는 벌 집을 통째로 제거하여 인위적으로 다른 장소에 옮기지는 않는다. 그냥 플라스틱 박스 뚜껑을 열어 놓아 여왕벌을 중심으로 벌들이 스스로 이동해 나가도록 유도한다. 대신 그 주변을 사람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폴리스 라인인 노란색 띠를 설치하는 게 전부이다. 그렇게 벌들에게 시간을 주며 다른 장소에 새로이 집을 짓고 기존에 있던 꿀을 가져가도록 하는 듯하다.   



오늘, 비록 작은 몸의 곤충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꿀도 모으고 꽃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꿀벌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윙윙 거리며 많지 않은 수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았으나 오후에 보니 상당히 많은 수의 벌들이 모여 있었다.


꿀벌들은 도시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최적의 장소를 찾아 나름 정착하였겠지만 컨트롤 박의 안의 벌들은 상당히 불편해 보인다. 우리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그들에게 조금 더 안락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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