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가끔 믿기 힘들 정도로 장엄한 모습을 우리 눈앞에 펼쳐 놓는다.
태극이와 나서는 1시간 정도의 저녁 산책에 만나는 저녁노을의 아름다움도 그중 하나이다.
언덕을 보면 자꾸 오르는 태극이와 그 뒤를 따라가는 나의 발걸음 때문에 작은 오솔길이 생겼다.
태극이는 앞서 걸으며 내가 잘 따라오는지 한 번씩 뒤돌아 확인하곤 한다.
오늘은 태극이 뒤로 붉은 노을이 보인다. 아마 멋진 자연의 경이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저 멀리 아보카도 농장을 주택단지로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나마 초록의 작은 언덕을 보며 건조한 주변 환경을 잊으며 위안받고 했었는데 그마저도 사라져서 매우 아쉬운 마음이다.
언덕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 잔디밭은 태극이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쉬어가는 장소.
나도 그를 재촉할 이유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옆에 앉아 태극이가 일어설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때아닌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지나가고 난 후에 보이는 하늘의 구름에 흐릿하게나마 무지개가 보인다.
빛의 굴절 현상이지만 그 작은 자연 현상에 행운이 깃들 것이라는 소망을 기대 보는 것은 나약한 인간의 간절한 바램이리라.
매일매일이 똑같지 않은 위대한 자연과 그 속에 작은 '나'로 산다는 것이 너무도 미약한 존재로 느껴지지만 오늘의 내가 있음에 감사하자.
뭐 별다른 이유는 없지만 그런 평범한 내가 소중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