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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Jun 05. 2022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우리는 가끔 아주 엉뚱하고 상식적이지 못한 말을 었을 때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네

라며 말하는 이를 나무라거나 면박을 줄 때 위와 같은 말을 한다.

아주 짧은 문장이지만 속 시원하게 표현하는 참 재미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말은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들이라면  별로 이상스럽거나 낯설지 않게 받아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개는 풀을 뜯어먹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집 태극이는 민들레 어린잎 (늙어서 질겨진 잎은 사양함)이나 포도나무 잎을 아주 좋아한다.



이 날은 내가 화분의 흙이 건조해진 다육이들을 위해 물 샤워를 해주려고 바닥에 주르륵 놓아두었다.


햇살이 따스하니 일광욕을 하려는지 태극이도 뒷마당으로 조용히 나가서는 슬금슬금 내 눈치를 살피는 듯하더니 화분들 중 분홍 꽃을 향해 입을 가져갔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흥미로운 것들을 냄새로 확인하는 태극이의 일상적인 행동이라 생각하여 무심코 지나쳤다.



그러나 그다음 날 역시 태극이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였으므로  나는 좀 더 주의 깊게 태극이의 행동을 관찰하게 되었다.


한 두 번 나의 눈치를 보는 듯하더니 꽃을 향해 머리를 내리고  향기만 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분주한 태극이 입의 움직임이 꽃을 먹고 있는 중이라 보여주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조금 당황한 눈 빛을 하더니 슬~쩍 모른 척한다.  신기하게도 꽃을 먹고 난 후,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입맛에 잘 맞나 보다.

가끔 잔디를 뜯어먹고 토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전혀 그런 징후가 없다.



그러나 태극이를 채식주의 개라 말할 수는 없다. 평소에 고기 특히, 구운 고기를 매우 좋아하는 편식이 심한 개이기 때문이다.

아마 꽃은 심심풀이 땅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도 이렇게 태극이를 통해 재미있는 볼거리를 즐겼으니 고마움의 표시로 저녁엔 닭 가슴살을 구워 사료 위에 살포시 얹어 줘야겠다.



* 개들의 습성을 공부해야 한다*

https://potentblog.tistory.com/entry/%EA%B0%95%EC%95%84%EC%A7%80%EA%B0%80-%ED%92%80%EB%A8%B9%EB%8A%94-%EC%9D%B4%EC%9C%A0-5%EA%B0%80%EC%A7%80-%EA%B1%B4%EA%B0%95%EC%97%90-%EB%82%98%EC%81%9C-%EC%9D%B4%EC%9C%A0%EB%8A%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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