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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를 먹고 감정은 그대로야.

내가 시집을 사랑하는 이유도 그 이유야.

by 선혜

슬프면 눈물을 흘린다는 이론적인 말들이 나에게는 이제 낯설게 다가왔다.

눈물을 흘리면 시야가 가리고 계속 자리에 맴돌다 터져버린다. 화를 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나에게 분출하는 모든의 감정이 파스락하고 식어버린다.

참 욕심이 많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면 시집코너에 가서 내 심장을 파묻고 싶다.

세계고전을 들고 있으면 참 멋있어 보이고 많이 읽는 사람처럼 보일 텐데 나는 시집을 읽다가

사랑스럽고 슬픈 문장을 옆에 두고 오랫동안 보고 싶다. 활자를 꾸역꾸역 씹어먹으며 소화시킬 때까지

어린아이가 부모를 찾겠다고 지나치는 부모의 얼굴을 살피다 우는 것처럼

나도 시집을 이리저리 찾다가 시인을 골라 눈물을 흘리는 그 시집을 고대로 사는 것이다.

나이는 먹고 세월은 지나도 감정은 나이를 먹던가?

더하면 더한 현대인의 수고스러움을 이해할 뿐이다.


이 자리에 빌어 나를 끌고 위로를 해주셨던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감사의 말을 전하는 나도 좀처럼 감사의 말을 밀어왔던 것 같아 마음 한 편에 무언가가 차지하였다.

실명을 쓸 수 없어 본인이라는 걸 알아야 하는 특징을 건네면


저에게 인생조언을 아낌없이 남겨주신 <화창> 연출

따뜻한 말로 위로해 주신 < 발가락이 닮았다> 기획장

그리고 장발이었던 건축학도 선배님 ( = 그냥 멋있다)

<발가락이 닮았다> 무대팀 귀여운 동기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파, 잡> 무대감독

그리고 의지가 많이 되었던 나의 <화창> 기획장


또 귀엽고 델리만쥬가 별명인 기획부장, 분위기 있어보이고 나에게 용기를 주는 취재부장, 쉴 새 없이 웃게 해 준 needyou 씨.


마지막으로 지지해주고 믿어주신 학과 동기, 선배님들, 후배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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